1심후 보석상태서 도주 검찰-법원 책임싸고 논란지난 98년 '아시아자동차 수출사기사건'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브라질 교포 전종진(38)씨가 재판 과정에서 보석으로 풀려난 뒤 종적을 감추고 도주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이에 따라 법무부와 검찰은 2일 전씨가 우리나라와 범죄인인도 조약이 체결된 브라질로 도피한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전씨의 소재가 파악되는 대로 브라질 정부에 범죄인인도를 요청, 강제송환을 추진키로 했다. 특히 검찰은 전씨에 대해 항소심에서 이례적으로 1심보다 무거운 징역 10년의 중형을 선고 했으나 전 씨가 해외로 달아남에 따라 검찰과 법원 간에 책임소재를 둘러싼 논란이 예상된다. 법원과 검찰에 따르면 전씨는 지난 98년 12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구속기소 돼 1심에서 징역 7년이 선고되자 항소, 2000년 6월 보석으로 풀려난 뒤 지난해 7월 이후 재판을 거부한 채 모습을 감췄다. 항소심 재판을 담당했던 서울고법 형사5부는 전씨의 신병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자 궐석재판을 열어 지난 5월 1억8,000만달러 상당의 자동차 수입대금 편취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1심을 깨고 이 부분도 유죄로 인정, 징역 10년을 선고하고 보석을 취소했다. 전씨는 기아자동차의 옛 계열사인 아시아자동차의 브라질 합작파트너 AMB사 대표이사로, 지난 96~97년 사이 아시아측에 타우너 등 경상용차 수입대금 1억8,000만달러를 갚지 않아 2억달러의 과징금 등 총 3억8,000만달러의 피해를 입힌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전씨에 대해 계속 출국금지 조치를 취해온 점을 감안할 때 여권위조나 밀항 등을 통해 해외로 달아났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브라질 교민사회와 현지 정ㆍ관계 인사들과 두터운 친분을 바탕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한 것으로 알려진 전씨는 지난 76년 가족과 함께 파라과이로 이민간 뒤 브라질로 옮겨 영주권을 취득했다. 전씨는 이후 일찌감치 사업에 손을 대 아시아자동차 브라질법인(AMB)과 세트상사, JBP, DMB 등 8개 계열사를 거느린 세트그룹 회장 직함을 갖게 됐고, 아시아 자동차와 거래를 하면서 한국에 드나들 당시엔 국내 업계에서도 그를 브라질 자동차업계의 실력가로 인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안길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