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해, 국가차원 재접종 필요"

국제컨센서스그룹 경고백일해의 위험성을 적절히 줄이기 위해서는 국가차원에서 강력한 접종사업을 전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끌고 있다. '백일해 예방접종에 대한 국제컨센서스그룹(International Consensus Group on Pertussis Immunisation, 이하 컨센서스 그룹)'은 최근 자체 발행하는 전문지 '백신'을 통해 "전세계적으로 어린이ㆍ청소년ㆍ성인의 백일해 발병건수가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면서 "어린이가 걸릴 경우 부모나 조부모 등의 부주의가 원인일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백신지에 따르면 백일해는 기침과 함께 구토ㆍ호흡장애ㆍ수면부족 등을 초래하는 심각한 질병. 그러나 영ㆍ유아들과 달리 연령이 높은 환자의 경우 백일해의 대표적 특징인 기침도 거의 하지 않고 자각증세 없이 지나간다. 따라서 면역력이 완전히 생기지 않은 성인이나 청소년은 영ㆍ유아들에게 감염경로의 역할을 할 수 있다. 해마다 백일해로 사망하는 어린이는 전세계적으로 36 만명. 이 중 영아가 차지하는 비율이 60% 이상을 차지한다. 컨센서스 그룹의 회장을 맡고 있는 독일 마인쯔대학 (University of Mainz) 프레드 제프 (Fred Zeppㆍ소아과장) 교수는 "청소년ㆍ성인은 물론 영아들이 백일해에 감염되는 사례가 늘고 있어 국가별로 현재의 예방접종 사업을 시급히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면서 "백일해는 사망 등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에 취약한 집단을 대상으로 추가접종을 실시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프 교수는 "어린이 예방접종 사업이 눈부신 성공을 거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백일해가 위협적인 질병으로 남아 있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컨센서스그룹은 청소년ㆍ성인을 백일해로부터 보호하고 영아들에게 전염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최상의 전략은 모든 청소년과 성인을 대상 추가 예방접종사업 (Booster Vaccination Programme)을 시행, 이들이 평생동안 정기적으로 예방 접종을 받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컨센서스 그룹은 "영아와 접촉할 가능성이 높은 부모ㆍ조부모ㆍ보육-의료 관련 종사자를 대상으로 하는 추가 예방접종 사업이 현실적인 효과를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구형의 전세포 백일해 백신 (Whole Cell Pertussis Vaccine)의 경우 청소년은 물론, 성인에게 심각한 부작용을 부를 수 있어 추가 예방접종 사업은 어려운 점이 많았다. 그러나 이제는 모든 연령층에 안전한 무세포 백신 (Acellular Vaccine) 및 추가 접종에 적합한 디프테리아ㆍ파상풍ㆍ무세포 백일해 혼합 백신이 개발됐다. 컨센서스 그룹은 "백일해의 자연 감염경로와 발병률을 규명하기 위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한다."면서 "각국 보건정책 입안자들은 주요 우선 과제로 반드시 백일해 예방 접종을 재검토하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상영기자 sane@sed.co.kr 백일해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서는 국가차원에서 강력한 접종 및 재접종 사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동세브란스병원 소아과 손영모 교수가 어린이를 진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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