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가 40만원을 넘어선 이후 숨고르기에 들어가면서 종합주가지수도 700선을 중심으로 한 횡보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그동안 정보기술(IT) 경기회복 기대감을 바탕으로 상승장의 주도주 역할을 맡았던 삼성전자의 탄력이 주춤해지자 증시의 에너지도 약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따라서 주식시장의 추가상승 여부는 IT 모멘텀이 아직 유효한지 여부와 IT주들의 상승추세 복귀에 달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5일 종합주가지수는 1,000억원이 넘는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졌지만 외국인들이 895억원에 달하는 순매수에 나서면서 전일보다 2.15포인트 오른 705.09포인트에 마감했다.
또 삼성전자 등 IT주의 조정과 함께 그간 상승랠리에서 소외됐던 유통ㆍ건설ㆍ금융 등 비(非)IT주들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IT업종의 숨고르기 국면이 나타나자 비IT업종 간에 단기적인 순환매 장세가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향후 주식시장의 흐름은 IT주의 랠리 재개 여부에 따라 판가름 날 것으로 내다봤다. IT 외의 내수주들이 주도주로 나서기엔 여전히 자체 모멘텀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근의 조정국면에서 나타나는 비 IT업종의 순환매에 동참하기보다는 잠시 숨을 고른 후 주도주로 다시 떠오를 IT주를 저점매수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IT주의 재도약 시기로 오는 8월 중순을 꼽고 있다.
◇IT주의 조정은 속도조절 차원=이날 삼성전자는 장중 미국 증시의 반도체주 하락 영향으로 약세를 보이다 막판 오름세로 돌아서 전일보다 1,500원(0.37%) 오른 40만8,000원에 마감했다.
특히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14일 40만원선에 올라서고 16일 42만원에서 고점을 기록한 이후 조정양상을 보이고 있다. 정창원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과 한국 증시에서 반도체주 위주로 IT 주식들이 조정을 받고 있는 것은 그동안 가파른 상승에 대한 속도조절 차원”이라며 “삼성전자 주가도 40만원선이면 3ㆍ4분기 실적개선 기대감이 어느 정도 반영된 수준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8월 IT랠리 재개 가능성=IT주들의 상승탄력이 최근 둔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곧 재상승 시도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올 1~4월까지 이라크전쟁과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충격으로 늦어졌던 IT 수요회복이 8월 이후 재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현욱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전세계 D램 출하통계로 볼 때 통상 8월과 9월이 IT 업황 모멘텀이 가장 좋은 시기”라며 “주가의 성행성을 감안할 때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한 IT주의 재상승 흐름은 이보다 빠를 수도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또 전일 메릴린치증권도 한국의 D램산업에서
▲7월 하반기 D램 고정거래가격 상승
▲재고 감소
▲마진 전망 개선 등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업종별 순환매 동참보다는 IT주 저점매수 전략이 바람직=전문가들은 최근 나타나고 있는 비IT 업종의 순환매에 동참하기보다는 8월 이후 재상승 가능성이 높은 IT주에 대한 저점매수에 나서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분석했다. 지난 2001년 9ㆍ11 테러 이후 강세장에서는 삼성전자와 함께 태평양ㆍ신세계 등 내수주들이 정부의 정책적 부양효과에 힘입어 동반 강세를 보였지만 현재는 그 같은 강도 높은 정책효과를 기대하기 힘든 만큼 IT주가 홀로 시장을 이끄는 흐름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업종별 순환매가 너무 빨리 진행되고 있어 자칫 매매시점을 잘못 잡으면 손실을 보기 쉬운데다 무엇보다 비IT 내수업종의 자체 모멘텀이 아직 취약하기 때문에 조정장세에서 틈새종목 비중축소와 핵심 IT주 저점매수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재용기자 jyle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