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용(사진) LG전자 부회장이 임직원들에게 미국의 애플사를 벤치마킹할 것을 주문했다. 29일 LG전자에 따르면 남 부회장은 최근 사내 연구소를 순회 방문하는 자리에서 “애플의 아이폰과 애플TV 같은 제품을 보면 우리가 구현하지 못하는 특별한 기술은 없다”며 “애플이 직접 갖고 있는 기술이 많지 않은데도 이런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것은 고객 인사이트(통찰)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차세대 전자 기술 경쟁에서는 단순한 기술력 우위보다 고객의 요구를 수용하고 만족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특히 “장기 프로젝트 비율을 현재 10% 수준에서 20% 수준으로 높일 계획”이라며 “고객 인사이트를 제대로 갖추면 장기 프로젝트 비율을 30%까지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 부회장은 “이런 (고객 인사이트) 측면에서는 중국의 생산력이 반드시 위협적이지는 않다”며 “고객 인사이트를 반영한 제품을 꾸준히 시장에 내놓는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는 서울과 창원, 구미, 평택 등에 총 15개 연구소를 보유하고 있다. 남 부회장은 지난달 서울대 디지털TV연구소를 시작으로 오는 7월 초까지 총 8개 연구소를 방문할 예정이다. 남 부회장은 연구소를 방문하면 신제품과 기술 관련한 설명을 꼼꼼히 들은 뒤 평균 1시간이 넘는 시간을 할애해 연구원들과 의견을 나누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남 부회장은 제품 관련한 아이디어를 직접 제안하는 등 편안한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 남 부회장은 “연구소의 프로젝트가 활성화되는 게 곧 사업이 건강하다는 의미 아니겠느냐”며 연구원들을 격려했다. 그는 특히 “성과 위주의 인사 시스템 구축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연구원들의 ‘기’를 살리는 데도 신경을 쓴다고 한다. 백우현 최고기술책임자(CTO)가 남 부회장을 수행하며 연구원들과의 ‘스킨십’을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 부회장 취임 이후 LG전자는 제품 기획부터 개발까지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최대한 반영하는 ‘고객 인사이트’를 적극 실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