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CEO 소통경영'4人4色'
●박영호 사장, 장난기 넘치는 문자 직원들과 주고받아 ●구자영 사장, 사내방송에 적극적… '그달의 화두' 전달 ●정만원 사장, 사내 인트라넷 통해 사업 아이디어 논의 ●이창규 사장, 본인이 직접 茶 끓여 임직원들과 '티타임'
SK그룹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은 각자의 개성만큼이나 다양한 소통경영을 펼치고 있다.
회사 게시판이나 이메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기본이고 임직원들과 직접 만나 차를 마시기도 하고, 스포츠경기를 함께 관람하기도 한다.
지주회사인 SK㈜와 SK차이나를 이끌고 있는 박영호 사장은 번뜩이는 '유머 소통'으로 유명하다. 지난 1일 SK㈜ 임직원들은 'SK㈜ 박영호 사장, 연예인 C양과 열애 중'이라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임직원들이 내용 확인을 하기 위해 버튼을 눌러보니 "오늘은 만우절입니다. C양은 China(차이나)의 약자입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해주기 바랍니다. 박영호 사장"이라는 내용과 함께 케이크를 살 수 있는 휴대폰 선물쿠폰이 들어있었다.
구자영 SK에너지 사장은 사내방송을 통한 소통에 적극적이다. 이른바 '방송형'이다. 매달 초 'CEO 브리프'를 통해 그 달의 화두를 임직원들에게 전달하고 공감을 이끌어 낸다. 구 사장은 이번 달에 "실행력을 제고하고, 커뮤니케니션을 강화하자"는 내용의 CEO 브리프를 전달했다. 소통을 더 강화하자는 메시지를 담은 것이다. 구 사장은 지난 2월에는 대전에 있는 SK에너지 기술원을 방문해 SK에너지의 성장동력을 찾는 연구원들을 직접 격려했다.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은 소통을 통해 사업아이디어를 찾기도 한다. 정 사장은 지난해 9월부터 아이디어 공모 프로그램인 'T-두드림'(Do Dream)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사내 인트라넷에 별도 메뉴에 아이디어를 제출하면 제안서의 실행가능성, 투자계획, 사업전망 등 3단계 평가를 거쳐 최종 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한다. T두드림이 기존 아이디어 사업화 프로그램과 가장 차별되는 점은 1단계 평가부터 CEO가 직접 참여한다는 점. 이에 따라 초기 아이디어가 빠르게 사업화 될 수 있다. SK텔레콤의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자유롭게 사업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현재까지 T두드림에는 1,500여건의 사업 아이디어가 올라왔고, 이중 50여건이 1단계 이상의 평가를 얻어 사업화 여부를 위한 구체적인 검토가 진행되고 있다.
이창규 SK네트웍스 사장은 임직원들에게 직접 차를 끓여준다. 지난해 7월부터 '행복CEO와 함께하는 티타임'을 통해 임직원들과 함께 본인이 직접 우려낸 차를 함께 마시며 대화의 시간을 갖고 있다. 현재까지 30차례에 걸쳐 120여명의 임직원과 티타임을 함께 하면서 수평적인 눈높이 소통을 하고 있다. 평소 다도(茶道)에 관심이 많은 이 사장의 집무실 안에는 그가 직접 꾸민 조그만 다실도 있다. 이 사장은 차를 마시면서 차의 역사 및 유래에 대해 설명도 해주고, 회사의 향후 전략 및 인재상 등 구성원의 궁금증에 대해서도 답변해준다. .
SK그룹 한 관계자는 "계열사 CEO들의 개인적인 특성에 따라 소통의 방식도 달라지는 것이 SK그룹 소통경영의 특징"이라며 "하지만 형식을 최대한 타파하고 실생활에 밀접한 스킨십을 한다는 점은 공통점이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