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주요항만들이 다시 마비상태에 빠졌다.
항만노동자들이 유럽연합(EU)의 ‘항만운영 자유화’ 추진에 반대해 16일(현지시간) 대규모 파업ㆍ폭력시위를 벌여 상당수 항만의 기능이 정지됐다.
유럽의회는 항만노조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오는 18일 항만운영 자유화법안에 대한 표결을 실시할 예정이다.
17일 AP통신ㆍCNN 등 외신들에 따르면 유럽 각국에서 모인 6,000여명의 항만 노동자들은 16일 유럽의회가 위치한 프랑스 스트라스브루에 집결해 격렬한 폭력시위를 벌였다.
노란 조끼를 입은 시위대는 유럽의회 건물의 유리창을 부수고 돌과 유리병, 깡통 등을 경찰에 던졌으며 경찰은 물 대포와 최루탄을 쏘며 이에 맞섰다.
이 과정에서 차량 일부가 불타고 경찰 12명이 다쳤다. 이날 시위는 유럽 주요항구 도시인 네덜란드 로테르담과 벨기에 앤트워프, 독일 함부르크, 프랑스 마르세이유 등 12개국 항만 노동자들이 참여해 국제연대 파업의 양상을 보였다.
이에 따라 유럽내 주요항만들은 이날 선적, 하역 작업이 전면 중단되는 등 큰 혼란을 겪었다.
앤트워프항은 24시간 파업으로 선적 및 하역작업이 아예 중단됐고, 로테르담도 낮 12시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항만작업이 중단됐다. 포르투갈, 독일, 덴마크 항만들도 크고 작은 작업차질을 빚었다.
유럽의회는 노동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오는 18일 화물처리 분야에 경쟁체제를 도입하는 것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EU항만운영 자유화법안에 대한 표결을 강행할 방침이지만 부결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항만운영 자유화법안은 지난 2001년 유럽위원회가 처음 제안한 뒤 논쟁의 대상이 돼 왔으며 2003년 11월 유럽의회 표결에서 부결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