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mm를 찾아라] 왜 김대우 감독은 벗기려 했나?

흥행·재미 극대화위해 노출 불사


영화 <방자전>(감독 김대우ㆍ제작 바른손,시오필름)의 흥행 열기가 심상치 않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방자전>은 6일까지 약 80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화제가 된 <방자전>의 중심에는 배우 조여정 류현경 등의 과감한 노출이 있다. 주연 배우의 노출 뒤에는 연출을 맡은 김대우 감독의 의도가 숨어 있다. 김대우 감독은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의 시나리오를 쓰고 <음란서생>의 연출을 맡은 주인공이다. <스캔들-조선남녀상열시사>는 전도연 이소연 배용준 등의 노출이 눈길을 끌며 흥행에 성공했다. 전국관객 352만명을 동원했다. 당연히 이 영화는 '18금(禁)'이었다. 반면 <음란서생>은 제목처럼 '음란함'을 기대한 관객을 만족시키지 못했다. 이 영화 역시 18세 이상 관람가 판정을 받았지만 주연 배우의 두드러진 노출은 없다. 영화를 본 후 "생각보다 야하지 않다"는 평이 줄을 이었다. <음란서생>은 200만명을 웃도는 수준의 흥행을 기록했다. 소재와 구성은 참신했지만 노출을 아낀 것이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 쏟아졌다. 이후 <방자전>을 준비하며 김대우 감독은 주연 여배우를 캐스팅할 때 '노출 불사'를 조건으로 내걸었다. 조여정 전에도 현재 톱스타 위치에 오른 여배우 등이 <방자전>의 출연을 타진했었다. 하지만 노출의 부담을 극복하지 못해 출연을 고사했다. <방자전>의 관계자는 "여배우의 노출이 흥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한 것이라 볼 수 있다"고 귀띔했다. 결국 조여정과 류현경이 <방자전>의 헤로인으로 발탁됐다. 연기를 위해 노출을 감수한 두 사람은 현재 가장 각광받는 한국 영화의 두 여배우가 됐다. <방자전>을 관람한 다수 관객들은 '은근히 야한 영화다'고 평가하곤 한다. 하지만 <방자전>을 사실 '대놓고' 야하기를 바라는 영화다. 조여정과 류현경의 노출은 제작 단계부터 수많은 기사를 양산하며 <방자전>을 홍보하는 좋은 수단이 됐다. 영화 개봉 이후에도 그들의 노출이 영화를 본 관객의 주된 이야깃거리가 된다. 이 관계자는 "노출은 감독과 배우의 협의 사항이 아니라, 계약 단계부터 출연 조건에 포함됐다. 영화의 재미를 극대화하기 위해 노출은 필수불가결한 요소였다. 여기서 노출은 '가슴 노출' 여부다. 규제가 심한 한국 상업 영화에서 가슴을 보여주는 것은 사실상 다 보여주는 셈이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김대우 감독의 기대는 이루어졌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