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하락때는 전국 동시급락"

韓銀보고서 분석

집값 상승은 수도권이나 대도시부터 시작해 전국으로 서서히 파급되지만 가격이 떨어질 때는 동시다발적으로 급락하고 중소도시와 지방으로 파급되는 속도가 훨씬 빠르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에 따라 일부 지역의 주택가격 급등세가 상당 기간 지속할 경우 거품 붕괴로 경제적 폐해가 커지는 만큼 상승 초기에 선제 대응해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은 28일 미국 등 지난 2000년 이후 주택가격이 크게 오른 6개국을 대상으로 분석, 작성한 보고서 ‘주요국 주택 가격의 파급시차와 국지성’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수도권과 대도시 지역에서 발생한 주택경기 붐이 중소도시와 지방까지 전파되는 데는 짧게는 1~2년, 길게는 6~7년이 걸렸다. 국가별로 보면 네덜란드는 1~2년, 미국과 일본은 3~4년, 호주와 영국, 스웨덴은 각각 6~7년이 소요됐다. 반면 집값이 떨어질 때는 전국이 동시 또는 1~2년 안에 크게 떨어지며 상승기보다 파급 시차가 대폭 단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에 따라 부동산 거품을 초기에 진압하기 위해 장기주택금융 기반 구축이나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조정 등의 규제 수단을 활용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부동산 가격 상승이 전국으로 확산된 시기에는 일본처럼 지가세를 신설, 부동산 보유세 인상과 같은 조세정책과 함께 통화긴축을 통해 과잉유동성을 적극 흡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다만 통화정책의 경우 경제전반에 걸쳐 무차별적인 영향을 주는 만큼 국지적 버블 차단을 위한 정책기조 변경은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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