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남극과 북극 해저 지형에 우리말 이름을 붙이고 우리나라에서 제작한 해도로 극지방을 항해하는 날이 올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해양수산부 국립해양조사원은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설 극지연구소와 16일 인천에서 남북극에서 수집한 해저지형 자료를 공동 활용하고 이름이 없는 해저지형에 우리말 해저지명을 붙이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다고 밝혔다. 두 기관은 또 극지 해양정보를 수집해 극지 지형을 해도로 제작하고 이를 극지 활동 및 연구에 활용할 예정이다.
남극 주변 해역은 지금까지 단 5%만이 조사됐고 발간된 국제 해도도 71종에 머물고 있다. 해저 탐사 연구활동을 하고 있는 각 나라들은 남극을 비롯해 이름 없는 해저지형에 자국어 이름을 붙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2007년부터 이 같은 대열에 합류해 우리나라 해역을 비롯해 총 39개 지명을 국제수로기구(IHO)에 등재했으며 이 가운데 우리나라 해역이 아닌 태평양에 붙인 이름도 17개에 이른다.
2011년 남극해역에 건설하고 있는 장보고 과학기지 부근에도 이미 두 개의 우리말 해양지명이 IHO에 등재됐다. 비슷한 언덕 두 개가 이어져 있는 '쌍둥이 해저구릉군'과 해상왕 장보고의 다른 이름에서 따온 '궁파 해저구릉군'이 그것이다.
2009년과 2010년에는 한국해양연구원이 태평양해역의 심해저 광물자원탐사를 위해 자료를 분석하던 중 붙인 장보고해산과 아리랑평정해산, 백두산평정해산, 전복 놀(knollㆍ둔덕), 올챙이 놀군, 가락지 놀 등이 공식 국제 지명으로 채택됐다.
2007년에는 미국의 한 지질연구팀이 남극에서 발견한 해산에 2003년 남극 세종기지에서 연구활동 중 불의의 사고로 순직한 고 전재규 대원의 이름을 붙여 국제 지명으로 인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