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증시의 변동성 확대에 따른 국내 증시의 급락에도 불구하고 기업 실적 전망치는 오히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반기에 부진했던 IT업종의 실적 전망치가 이익 모멘텀 증가에 힘입어 다시 상향 조정됐다.
21일 SK증권이 국내 60개 대표기업의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 증가율 컨센서스를 분석한 결과 분석 대상 전체 기업의 연간 영업이익증가율이 3ㆍ4분기 들어 상승세로 전환했다. 연초 26.92%였던 영업이익증가율은 지난 3월에 21.35%, 5월 20.28%까지 떨어졌으나 7월 들어 24%대를 회복한 후 최근 26.45%로 연초 전망치에 근접했다. 특히 급락장이었던 이달 19일의 추정치가 활황장세였던 7월15일의 추정치보다 더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원종혁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증시 급락으로 기업 펀더멘털 훼손 여부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컨센선스 분석 결과 훼손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오히려 실적 전망치가 상향 조정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 연구원은 “섹터별로는 IT와
조선주 중심 산업재에서 특징적인 움직임이 나타났다”며 “IT섹터는 LCD 패널, 반도체 가격, 환율 상승이 긍정적 모멘텀으로 작용하면서 이익 전망 컨센서스의 상향 조정이 이어졌고 산업재는 2ㆍ4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컨센서스도 하향 조정됐다”고 분석했다. 원 연구원은 “다만 실적 개선보다 주가 상승이 선행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투자시 실적 컨센서스를 활용할 때는 종목별로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삼성증권이 추정한 업종별 영업이익 전망에서도 IT의 회복세가 돋보였다. IT업종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3월 11조7,542억원에서 5월에는 9조2,524억원으로 추락했으나 이후 이익 모멘텀이 살아나면서 8월에는 다시 9조8,574억원으로 증가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은 “IT업종은 올해 반도체 가격 하락 여파로 인해 전년 대비 10% 정도의 이익 감소가 예상된다”며 “그러나 IT업종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상반기 한때 연초 대비 12.8%까지 감소했으나 최근 이를 상당폭 회복했다”고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삼성증권은 조선ㆍ기계ㆍ증권ㆍ운송ㆍ은행ㆍ보험이 실적호전을 견인하고, 내수소비 업종인 음식료ㆍ소매ㆍ섬유ㆍ의복ㆍ제지 등은 실적개선이 상대적으로 더딜 것으로 예상했다.
오 파트장은 또 “IT업종의 공급과잉 이슈와 내수소비 업종의 더딘 실적개선이 우려되긴 하나 이런 부분을 감안하더라도 하반기 기업실적은 탄탄대로를 걸을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실적개선 여부보다 실적개선 속도를 실적 평가의 잣대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