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중학교 1학년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오는 2018년부터 고교의 문·이과 구분이 사라지고 진로에 따른 과목 선택이 보장되는 새로운 교육과정이 시작된다.
국가교육과정 개정연구위원회(위원장 김경자)는 6일 한국교원대에서 지난해 나온 초안을 보강한 '2015 개정 교육과정 제1차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에 따르면 고교에서는 국·영·수, 통합사회·과학, 한국사 등 6개 교과에서 공통 과목을 배운 뒤 '일반선택' 과목과 '진로선택' 과목으로 나눠 학생 각자의 진로에 맞는 심화학습을 하게 된다. 기존 교육이 문·이과 장벽을 두고 분리돼 진행됐다면 앞으로는 통합 과목이 되살아나고 자신의 전공에 따라 보다 다양한 과목을 배울 수 있게 된다.
개정안은 이를 위해 모든 학생이 진로선택 과목을 3개 과목 이수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선택 과목의 다양화로 교과교실제, 수준별 수업이 활성화되고 학생이 다니는 학교에 해당 과목이 개설되지 않을 경우 타 학교에서 이수할 수 있는 장치도 마련된다.
과목별로 보면 국어에서는 고전읽기가 진로선택이 됐고 수학은 수학, 수학Ⅱ, 미적분, 확률과 통계 등이 일반선택이 된 반면 기하는 진로선택 과목으로 분류됐다. 사회과목은 대부분 일반선택 과목이 됐지만 과학과목 중 물리Ⅱ·화학Ⅱ와 같은 심화과목은 진로선택 과목이 됐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출제범위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심화과목은 수능에 포함되지 않고 내신으로 대체하거나 출제 대상이 되더라도 일부 학과에서만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국어 고전과 수학 기하, 심화 과학 등 학생들이 특히 어려워하는 과목은 필요 전공으로 제한돼 기존 학생들의 학습범위는 줄어들 수 있게 된다.
일반 고교의 교과목이 이같이 정비되면서 특목고에 요구되는 심화과목은 '전문교과Ⅰ'이라는 이름으로 교육하도록 했다. 과학고·외국어고 등 특목고는 학교 설립목적에 따라 보통 교과는 85단위(1단위=주 1회 한 학기 수업), 전공 관련 전문교과1은 72단위 이상 편성해야 한다. 기초 교과(국·영·수와 한국사) 이수 단위의 총합이 50%를 초과하지 않도록 한 일반고와 차이가 큰 셈이다.
이에 대해 교육계에서는 새 교육과정의 학습량 감축과 맞춤교육이 자리매김하려면 고교 심화교육을 선호해온 대학의 변화가 전제돼야 한다고 평가하고 있다. 특목고는 대학이 선호하는 심화교육에 유리하고 자율형사립고교도 기초 교과의 수업시간 준수가 권장사항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 초등학교에서 관심을 모았던 한자교육과 보건은 '창의적 체험활동(교과 외 예체능)' 시간에 실시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이 같은 방안에 대해 공청회 등을 거쳐 오는 9월 말까지 새로운 교육과정을 확정·고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