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을 부려보고 싶지만…’
두산그룹이 현대건설과 대우조선해양 등 향후 국내 인수합병(M&A)시장에 매물로 나올 기업에 참여하지 않을 방침이다. 따라서 두산그룹은 내부적으로 국내 M&A시장보다는 해외 M&A시장 참여를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이를 위해 우선 두산인프라코어의 중국내 지주사 설립 이후 중국 현지에서의 M&A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두산그룹의 한 관계자는 2일 “대우건설 인수전의 가장 큰 실패의 원인은 두산그룹이 도덕성 문제와 관련해 감점을 받았기 때문”이라며 “이에 따라 국내 M&A전에 참여하는 것보다는 도덕성 문제에서 자유로운 해외 M&A시장에 참여하는 것으로 M&A전략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이는 도덕성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M&A전에서 인수자금 부담이 커지는 만큼 해외 시장에서 적절한 가격에 필요한 기업을 인수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두산그룹의 이 같은 전략 변화는 사실상 국내 M&A 시장에 대어로 꼽히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의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우회적인 표현으로 받아들여진다.
두산그룹의 또 다른 관계자는 “현대중공업 인수를 위해 사실상 아무런 준비를 해놓지 않아 현대건설 인수에 참여하기는 어렵다”며 “조선산업은 기본적으로 중국의 가파른 추격으로 사양산업으로 도퇴될 것으로 판단해 대우조선해양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두산그룹은 이에 따라 중국 등 해외시장에서의 그룹의 역량을 확대하는 것을 최우선의 과제로 삼을 예정이다.
우선 오는 8월 이전에 출범한 두산인프라코어의 중국내 지주회사를 사실상 그룹의 지주회사로 삼아 그룹 외형 확장의 첨병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최근 강대룡 부사장을 신임 지주사 사장으로 선임한 것도 중국내 기업의 M&A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베트남에 중공업 계열사를 한 곳에 모은 대규모 생산단지를 건설, 동남아 시장을 확보를 위한 검토에 돌입한 것도 해외시장에서 그룹의 성장 동력을 찾겠다는 의지인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