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멕시코만 원유유출 사고를 일으킨 영국 원유회사 BP가 그린란드 연안 시추를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멕시코만 원유 유출 사태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북극해의 원유를 시추할 경우 정치적 역풍이 커질 것으로 우려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6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BP 본사의 대변인은 자세한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그린란드 연안 시추 입찰에 참여하거나 시추권을 매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유전 탐사업체 카이른 에너지가 그린란드 서부 해안에서 원유 매장 징후를 발견했다고 발표하면서 북극해에 대한 '오일 러시'가 예상됐고, BP 역시 시추권 에 관심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린란드 광물석유국은 시추권을 낙찰 받은 업체를 2주 안에 공개할 예정이다.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이 같은 유정 개발 움직임이 북극해 환경파괴로 이어질 수 있다며 카이른사의 굴착지점 인근에서 해상시위를 벌이고 있다.
그린란드 광물석유국의 한 고위 소식통은 "카이른처럼 석유탐사에 안전을 기하는 모범적인 기업도 그린피스의 비판을 받는 상황에서 BP에 시추권을 내주는 것은 '정치적으로 미친 짓'이라는 데 모두가 동의했다"고 가디언에 전했다.
BP의 이 같은 결정은 멕시코만 사태로 인해 BP가 미국 영해는 물론 환경문제에 민감한 다른 지역에서도 원유 개발이 어려워졌음을 보여주는 첫 징후라고 가디언은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