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로 승부건다] 메디슨 초음파 진단기

지난 11월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린 세계 최대규모의 국제의료기기 전시회(MEDICA 98)에서 깜짝 놀랄 일이 벌어졌다. 초음파 진단기부문에서 한국 업체인 메디슨이 2년 연속 계약액 1위를 기록한 것이다.4일간의 전시회 기간동안 메디슨이 판매한 초음파 영상진단기는 모두 245대로 97년의 150대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났다. 금액으로는 1,050만마르크. 경쟁업체가 GE·지멘스·도시바 등 세계굴지의 업체임을 감안하면 메디슨의 진가를 새삼 짐작할 수 있다. 메디슨(대표 이승우)은 지난 85년 초음파 진단기의 국산화와 함께 설립된 전자영상진단기 전문 제조업체다. KAIST출신 연구원 7명에 의해 설립된 이 업체의 최대 경쟁력은 연구개발. 전체 인력 중 연구원들이 30%에 달한다. 매년 매출액의 10%이상을 R&D에 투자하고 있는것도 이 회사의 자랑거리다. 메디슨의 연구개발에 대한 집착은 핵심기술을 가지지 못하고서는 국제경쟁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인식에서 비롯됐다. 연구개발에 대한 과감한 투자는 우수한 연구원들의 자질과 맞물려 세계 유수의 경쟁기업에 비해 전혀 손색이 없는 제품을 개발하는 고효율로 나타나고 있다. 국내에서 매출 1위를 달성한 것은 이미 오래 전의 일이고 해외에서 더높은 진가를 알리며 88년 첫 수출을 시작한 이래 매년 매출이 50%이상 늘어나는 초고속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세계최초로 3차원 및 4차원 초음파 진단기를 개발한 메디슨은 디지털초음파 진단기 제품라인을 완전히 갖춘 세계 유일의 기업으로 꼽힌다. 잡티없이 깨끗한 이미지가 강점인 디지털 장비는 올해를 고비로 거의 전 장비에 도입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세계 3차원 진단기 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는 메디슨사의 진단기(모델명 VOLUSON530D)는 2000년 초음파장비시장의 15%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3차원장비시장에서 메디슨의 브랜드 인지도를 확고히 하는 발판노릇을 할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메디슨의 발전기반은 끊임없는 연구개발에 있고 일찍부터 세계시장 공략에 나선게 주효했다. 최근의 극심한 시장정체속에서도 지금이 재도약의 기회로 삼고 있는 것은 세계를 압도하는 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자신감에서 나오는 것이다.【정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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