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다국적 제약사들과 보건의료ㆍ시민단체들이 정부의 약가제도 개선안을 놓고 정면 충돌했다.
다국적 제약사들의 모임인 다국적의약산업협회(KRPIA)가 15일 지난 5월3일 발표된 정부의 ‘약제비 적정화 방안’에 대한 반대입장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갖자 같은 장소에서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인도주의 실천 의사협의회’ 등 20여개 보건의료ㆍ시민단체들이 이에 항의하는 맞불집회를 가진 것.
KRPIA는 “정부 개선안은 환자의 신약접근성과 신약연구개발 보급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며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혀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KRPIA는 “개선안에 포함된 ‘의약품보험선별등재방안(포지티브리스트)’ 외의 다수의 제도들이 신약의 접근을 차단하는 방향으로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이들 다수가 업계의 의견수렴이 없었던 것”이라며 불만을 나타냈다.
협회는 국내에서 발매된 3년 내 신약에 대한 국민 1인당 약제비 지출은 4.5달러로 미국(70달러)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20여달러보다도 훨씬 적어 오히려 신약에 대한 약제비 지출이 낮은 편이라고 주장했다.
즉 약물경제성평가(심평원)와 약가협상(건강보험공단)을 다른 기관이 하게 되는 포지티브리스트 방식이 되면 지금보다 신약의 등재가 더욱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이에 보건의료단체연합은 “이미 포지티브리스트 방식이 실시되고 있는 호주ㆍ캐나다ㆍ프랑스 등 많은 국가들에서 신약에 대한 접근권이 제한받는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보건의료연합은 “신약에 대한 접근권을 차단하는 것은 고가의 약품가격과 의약품특허권 때문”이라며 “정부가 비용 대비 효과를 따져 적정한 약만 보험을 적용하려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정부의 약가제도 개선안에 대해 국내 제약사들은 물론 다국적 제약사들까지 공식 반대입장을 표명하고 나섬에 따라 실시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또한 일각에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서 의약품 분야의 협상이 진행되는 도중에 이런 다국적 제약사들의 반대입장 발표가 정부를 더욱 압박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