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 옷만 닿아도 통증, 대상포진 예방하려면

이홍수 서남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

노화는 신체의 모든 부분에 변화를 일으키지만 특히 면역 기능을 떨어뜨린다. 이로 인해 나이가 들면서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능력이 떨어지고 각종 감염성 질환이 잘 생긴다. 대상포진은 면역기능이 떨어지면 발생하는 대표적인 질병이다. 특히 면역력이 떨어지는 추운 겨울철에 많이 발생한다.

국내 대상포진 환자 수도 꾸준히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대상포진 환자 수는 약 16만명이나 늘어나며 연평균 8.3%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불규칙한 생활과 수면부족이 일상인 스타 연예인들이 많이 걸리는 병으로 관심이 쏠리는가 하면 인기리에 방영 중인 드라마에서도 시어머니가 스트레스가 심해 대상포진으로 입원을 하는 등 TV에서 단골 소재로 등장하고 있다.

대상포진은 신경 자체에 염증을 일으키기 때문에 송곳으로 살을 후비는 듯한 심한 통증을 동반한다. 옷만 닿아도 화끈거려 걷는 것은 물론이고 누워 있는 것조차 힘들어진다. 초기 증상은 감기몸살이나 단순 신경통과 비슷해 적당히 쉬면 낫겠지 하고 병이 진행이 된 후에 병원을 찾는 경우도 있다.

대상포진은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심각한 신경통이 후유증으로 남아 삶의 질을 위협하는 병이다. 이러한 고통은 수개월 내지 수년간 지속되기도 한다. 이 밖에도 눈 주변에 대상포진이 생기는 경우에는 홍채염이나 각막염으로 실명할 수 있고 바이러스가 뇌수막까지 침투하면 뇌수막염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간이나 폐에 전이되면 간염이나 폐렴을 일으켜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대상포진이 생기면 규칙적인 생활과 적당한 휴식이 필요하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다양한 음식섭취로 영양보충을 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통한 면역력 증진에 힘써야 한다.

다양한 식품을 골고루 먹되 항산화 영양소 섭취를 늘리는 것이 좋다. 권장 음식으로는 섬유질이 많이 포함된 정제 과정을 적게 거친 곡류와 각종 콩류, 두부, 두유, 항산화 물질이 풍부한 통째 먹는 과일 등이 꼽힌다. 또 다양한 채소와 마늘, 불포화지방산이 많은 고등어와 청어, 참치와 같은 등푸른 생선도 좋다.

평소 대상포진을 예방하려면 꾸준한 운동을 통해 적정체중을 유지하고 7~8시간 정도의 숙면을 취하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대상포진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이 있는 만큼 예방접종을 하는 방법도 있다. 50대 이상 고령자와 과거 대상포진 경력자, 면역력이 약화된 대상포진 고위험군은 전문의와 상의해 대상포진 예방백신을 접종해 발병률을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 병을 키우기 전에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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