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는 원자력및양자공학과 조규성 교수팀이 서강대·서울대·나노종합기술원 연구팀과 공동으로 차세대 의료영상기기로 주목받고 있는 ‘PET-MRI 동시 영상 시스템’의 개발에 성공했다고 13일 밝혔다.
PET-MRI는 인체의 해부학적 영상을 이미징하는 자기공명영상기기(MRI)와 세포활동 및 대사 상태 분석을 위한 양전자방출단층촬영기기(PET)의 장점을 융합한 최첨단 의료영상기기다. 인체 내 해부학적 정보와 기능적 정보를 동시 확인할 수 있어 암은 물론 치매의 정밀한 조기 진단이 가능하다. 신약 개발에 있어서도 필수적 장비로 꼽힌다.
그러나 지금껏 PET-MRI는 GE, 지멘스, 필립스 등 극소수 해외 글로벌 기업들이 세계시장을 독점하고 있는데다 가격도 대당 70~100억원에 이를 만큼 고가여서 국내 의료기관들이 도입에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에 연구팀은 이번 성과가 국내 의료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기존의 PET-MRI는 주로 PET과 MRI 영상을 별도로 촬영한 뒤 병합하는 분리형 방식이어서 검사시간이 길어지고, 환자의 움직임에 따른 오차 발생의 문제가 있었다. 반면 조 교수팀은 전신 MRI 장치에 뇌전용 PET 모듈과 MRI 헤드코일을 탈부착하는 형태의 일체형 시스템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때문에 편의성과 정확성이 뛰어나고 제작비용도 저렴하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강력한 자기장 내에서 사용 가능한 실리콘 광증배 센서와 영상위치 판별회로를 적용한 첨단 PET 시스템, 실리콘 광증배 센서 기반 PET 영상 재구성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또 PET과 MRI의 동시 설치를 실현해줄 무선 주파 차폐(RF Shielding) 기술을 확보하는 한편 PET과 연계해 설치할 수 있는 뇌전용 헤드코일도 개발했다. 그리고 지난 6월 3명의 피실험자들을 대상으로 PET-MRI 융합 뇌 영상의 획득에 성공했다.
조 교수는 “PET-MRI를 활용하면 치매 등 뇌질환 조기진단의 정확도 상승과 진단비의 획기적 절감을 꾀할 수 있다”며 “향후 관련시장이 계속 커질 것으로 예견되고 있어 고부가가치 창출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덕=구본혁 기자 nbgko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