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核위기에 건설업계 긴장

14개社 현지 진출 대형 국책사업등 펼쳐
업계, 공사 일정대로 진행속 사태 예의주시

이란 핵 문제가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위기국면으로 치달으면서 현지에 진출해 있는 국내 건설업체들도 잔뜩 긴장하고 있다. 업계는 현재 진행 중인 공사들에는 별다른 차질이 없을 것으로 낙관하면서도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림산업ㆍGS건설ㆍ현대건설 등 대형업체와 중소 하청업체들을 포함해 총 14개사가 이란에 진출해 20여건의 크고 작은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란 최대의 국책사업으로 꼽히는 사우스파 가스플랜트 개발공사를 비롯해 대부분이 석유화학 공장이나 가스전 등 대형 국책사업 위주다. 국내 업체들이 최근 2년간 이란에서 수주한 금액만 따져도 9억여달러에 달한다. 해외건설협회 김종국 과장은 “국내 기업들이 참여 중인 공사들은 이란 경제를 떠받치는 핵심 사업들이어서 당장 공사에 차질을 빚지는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발주 예정인 여러 대형 사업들의 경우 사태 추이를 보며 소극적으로 관망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 과장은 “발주처가 대부분 이란 국영회사와 외국 석유메이저의 합작사여서 만일의 경우에도 공사대금을 떼일 염려는 적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지난 31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이 합의한 대로 이란 핵 문제가 안보리에 회부되고 경제제재 등 강력한 조치가 이어진다면 공사 지연 등의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건설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수주한 올레핀 에틸렌 생산공장 공사는 인력과 장비가 아직 투입되지 않은 기본설계 단계여서 당분간은 차질은 없을 것”이라며 “향후 위험한 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어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림산업 관계자도 “이란의 국익과 직결되는 사업들이어서 유엔의 경제 제재가 취해지지 않는 한 공사는 일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대림산업ㆍ대우건설ㆍGS건설ㆍ현대건설ㆍ백석엔 등 5개사가 이란 테헤란에 지사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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