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토탈, 알뜰주유소 '3차 대전'서 웃다

2부 유류공급자에 선정 '석유시장 태풍의 눈' 부상
정유업계는 "입찰조건 삼성에 유리" 특혜 의혹 제기

20일 서울 새문안로의 농협중앙회 본관에 마련된 알뜰주유소 공급입찰 장소로 관계자들이 들어가고 있다. 이번 입찰에서 선정된 공급업자는 7월부터 1년 동안 알뜰주유소에 휘발유와 경유를 공급하게 된다. /권욱기자


알뜰주유소 제3차 유류공급자 입찰에서 화학회사인 삼성토탈이 또다시 낙찰자로 선정됐다. 그러나 정유사인 SK에너지·GS칼텍스·S-OIL·현대오일뱅크 등 기존 정유사들은 입찰조건이 불리하게 제시됐다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20일 석유 업계에 따르면 이날 서울 새문안로의 농협중앙회에서 열린 제3차 유류공급자 2부 시장 입찰에서 삼성토탈이 휘발유와 경유 공급자로 선정됐다. 삼성토탈은 지난해 수의계약으로 공급권을 딴 데 이어 이번에는 정유 4사가 모두 참가할 수 있는 경쟁입찰에서도 낙찰자로 선정돼 휘발유와 경유 각각 월 10만 배럴씩을 공급하게 됐다. 명실상부 국내 석유시장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된 셈이다.

2부 시장은 한국석유공사가 기름을 사들여 알뜰주유소에 공급하는 방식을 뜻한다. 때문에 석유 유통망을 갖춰야 참여할 수 있는 1부 시장과 달리 화학회사인 삼성토탈도 참여할 수 있다. 삼성토탈은 나프타를 분해해 화학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나오는 부생유를 가공, 자동차용 휘발유와 경유를 만들 수 있다.

석유 업계는 이번 입찰 과정에서 정유 4사가 삼성토탈을 강하게 견제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수의계약에 따라 지난해 7월부터 이달까지 알뜰주유소에 휘발유를 공급한 삼성토탈이 계속해서 석유시장에서의 역할을 확대해나가는 것을 두고만 볼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에는 휘발유뿐만 아니라 경유 공급자까지 선정하기로 해 그간 경유를 취급하지 않던 삼성토탈에 비해 정유 4사가 유리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경유 역시 삼성토탈이 공급자로 선정되자 정유 4사는 허탈한 심정을 감추지 않고 있다. 현재 삼성토탈은 대산공장에 경유 생산시설을 짓고 시험가동을 하는 중이다.

정유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응찰 조건부터가 삼성토탈에 유리하게 만들어졌다"면서 "이런 식이면 공개입찰이 무슨 소용이냐"고 불만을 나타냈다. 실제로 이번 입찰자 자격에는 '최근 1년간 경질유(휘발유·경유 등 경질유종) 10만배럴을 거래한 회사'라는 조건이 있다. 그러나 경유 공급자의 입찰 자격은 '경질유'가 아니라 '경유' 거래 실적이어야 했다는 게 정유 4사의 주장이다. 그랬을 경우 그간 경유를 취급하지 않던 삼성토탈은 응찰 자격을 상실한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삼성토탈에 대한 특혜 의혹도 나오는 실정이다.

정유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아쉽지만 알뜰주유소 물량 중 정유 4사만 참가할 수 있는 1부 시장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1부 시장은 오는 23일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한다. 1부 시장 공급자는 7월1일부터 중부권과 남부권에 연간 120만㎘(약 75만5,000배럴)의 석유제품을 공급한다. 지난해에는 S-OIL과 현대오일뱅크가 낙찰자로 선정돼 상당한 재무성과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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