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을 지향해 우리회사는 닷컴 도메인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kr보다 더 폼 나잖아요.”
사이버 공간의 주소인 도메인이 국내에서는 닷컴으로 통용된다.
최근 한 인터넷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닷컴 도메인 등록건수는 150만건으로 미국에 이어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세계적 수준이다. 또 도시별 닷컴 도메인 등록순위에서도 서울이 세계 2위를 차지했다.
이는 우리가 즐겨찾는 인터넷 사이트를 봐도 금방 알 수 있다. 대기업은 물론이고 내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소규모 인터넷 서비스 회사까지도 닷컴 도메인을 사용하고 있다.
닷컴도메인 이용은 미국의 베리사인에 푼돈을 모아 목돈을 건네주는 셈이다. 등록비가 고스란히 베리사인에게 들어가기 때문에 달러 낭비라고 볼수 있다.
이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국가도메인은 사이버 공간에서 국가의 위상을 과시할 수 있는 잣대가 됨에도 불구하고 닷컴도메인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닷컴열풍에 편승해 불기 시작한 미국식 벤처붐의 확산이 그 배경이다.
상대적으로 국가도메인인 .kr 도메인은 홀대를 받고 있다.
인구대비 인터넷 활용도는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지만, 국가 도메인 활용은 세계 7위 정도의 수준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말 현재 50만건을 겨우 턱걸이했다. 이는 국가도메인 활용도 1위인 독일(600만건)과 2위 영국(391만건)과는 상당히 비교된다.
국가도메인 등록현황은 인터넷 활성화의 지표 중 하나로 쓰여 해외 투자자들이 관심을 기울이는 항목이다. 또 전세계 인터넷관련 정책 및 표준을 제정하는 국제기구인 ICANN(국제인터넷주소관리기구)이 각 국가를 평가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독일이나 영국은 ICANN내에서 투표권 확보는 물론 막강한 발언권을 갖고 그 분야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을 뿐 아니라 다른 국가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이제는 국가도메인을 이용할 때다. 인터넷 강국에 걸맞는 국가도메인 사용을 늘려 사이버 공간의 자존심을 회복해야 한다. 올해를 국가도메인(.kr) 중흥의 원년으로 삼자.
<장선화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