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예루살렘 성지 방문 직후 인근 성당에서 방화

 프란치스코 교황이 예루살렘의 한 성지를 방문한 직후, 한 남성이 바로 근처의 가톨릭 성당에 침입해 불을 질렀다고 26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 경찰은 예루살렘의 도미티온 수도원 성당에서 명백히 방화로 보이는 공격으로 순례자용 기도책 등이 불에 탔다고 밝혔다.

 경찰 대변인은 한 남성이 성당 안으로 들어가 촛불을 켠 뒤 도망치는 모습을 봤다는 목격자의 진술을 전했다. 방화범의 신원이나 동기, 신병확보 여부 등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고 외신들은 덧붙였다.

 도미티온 수도원의 공보 담당자인 니코데무스 슈나벨 수사도 “누군가 성당에 침입해 순례자들이 쓰는 책과 나무 십자가를 불태웠다”고 말했다.

 그는 교황이 이 성당 인근의 ‘최후의 만찬’ 기념 성소 ‘시나클’(Cenacle)에서 미사를 집전한 직후 방화사건이 일어났다고 했다.

 슈나벨 수사는 방화로 기도책과 나무 의자, 십자가 등이 불에 탔으나 피해는 경미했다고 덧붙였다.

 ‘다락방’(Upper Room)이라는 의미의 시나클은 예수 그리스도가 로마군에 체포되기 전날 제자들과 최후의 만찬을 한 장소이다. 고대 이스라엘 왕국 제2대 왕인 다윗의 무덤이 있는 곳으로 여겨져 가톨릭과 유대교 등 여러 종교에서 성지로 간주한다.

 교황이 이곳을 방문하기 전날인 25일에는 일부 유대교 극단주의자들이 교황의 방문과 미사 집전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4일부터 취임 후 첫 중동 순방길에 올라 요르단, 팔레스타인, 이스라엘을 방문한 후 26일 로마 바티칸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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