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9이닝 '무실점 역투'

컵스전, 4K 2안타 투구수 121개…팀 타선 불발에 2승 실패


박찬호, 9이닝 '무실점 역투' 컵스전, 4K 2안타 투구수 121개…팀 타선 불발에 2승 실패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코리안 특급' 박찬호(33.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근 5년 만에 사실상 완봉 역투를 펼쳤지만 팀 타선의 지독한 침묵 탓에 시즌 2승을 놓쳤다. 박찬호는 6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벌어진 미국프로야구 시카고컵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9이닝 동안 삼진 4개를 곁들이며 안타 2개, 볼넷 4개, 무실점으로 막았다. 박찬호는 0-0으로 맞선 연장 10회초 트레버 호프만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승패없이 물러나 홈경기 첫 승이자 시즌 2승째가 아쉽게 무산됐다. 이날 던진 121개의 공 가운데 69개를 스트라이크존에 꽂아넣은 박찬호는 방어율을 4.12(종전 5.34)로 대폭 끌어내리는 데 만족해야 했다. 여전히 시즌 1승1패. 샌디에이고는 연장 11회말 1사 2루에서 조시 바필드의 끝내기 안타로 1-0 승리를 거두며 박찬호의 호투를 헛되지 않게했다. 샌디에이고는 파죽의 6연승. 연장 11회초 1사 2루에서 마운드에 오른 4번째 투수 스콧 캐서디가 어부지리로 승리투수가 됐다. 박찬호가 9이닝 무실점 경기를 한 것은 LA 다저스 시절인 2001년 7월19일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홈경기에서 5-0 완봉승을 거둔 이래 약 5년 만이고, 가장 가까운 완투승도 2001년 8월25일 애틀랜타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달 25일 애리조나전에서도 8⅔이닝 동안 4실점하며 완투에 근접했던 박찬호는 이날 호투로 5년 만에 완투형 투수로 회귀 가능성을 높이며 브루스 보치 감독의 확실한 믿음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투심과 포심 패스트볼을 앞세워 올시즌 땅볼 투수로 거듭난 박찬호는 이날 주포데릭 리가 빠진 컵스 타선을 꽁꽁 봉쇄, 홈 경기 첫 승 기대를 부풀렸다. 하지만 삼진 무려 10개를 뽑아내며 맞불을 놓은 상대 선발 카를로스 삼브라노에 눌린 팀 타선이 야속하기만 했다. 박찬호는 1회 몸이 덜풀린 듯 후안 피에르에게 볼넷을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다음 타자 프레디 바이넘을 병살타로 엮은 뒤 강타자 토드 워커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기세를 올렸다. 낮게 낮게 제구되는 위력적인 공으로 2, 3, 4회를 모조리 삼자 범퇴로 막은 박찬호는 5회 2사 뒤 자크 존스에게 이날의 첫 안타를 내줬다. 1회 첫 타자 볼넷 이후 무려 13타자를 연속 아웃으로 돌려세운 셈. 박찬호는 다음 타자 제리 헤어스턴 주니어와 상대 할 때 폭투를 범하며 2사 2루로 실점 위기를 맞았으나 헤어스턴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고 이닝을 마무리했다. 안타성 타구를 잡아준 2루수 조시 바필드의 도움 속에 6회를 삼자 범퇴로 끝낸 박찬호는 7회 역시 상대 4번타자 아라미스 라미레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는등 세 타자를 가볍게 요리. 8회 선두타자 마이클 배럿에게 2번째 안타를 내준 박찬호는 2사 3루에서 후속타자들을 고의 4구와 볼넷으로 내보내며 2사 만루의 최대 위기에 몰렸지만 다음 타자 피에르를 땅볼로 침착하게 잡고 위기를 벗어났다. 투구 수가 110개에 달한 9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박찬호는 2사 뒤 라미레스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후속 배럿에게 150㎞에 달하는 직구를 뿌리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득점 찬스를 번번이 놓친 샌디에이고 타선은 9회말 비니 카스티야의 몸에 맞는공, 상대 좌익수 바이넘의 어이 없는 실책으로 만든 2사 1,2루의 찬스도 살리지 못하며 끝내 박찬호의 호투에 화답하지 않았다. 한편 박찬호는 타석에서도 7회 1사에서 보내기 번트를 깔끔하게 성공시키며 탄탄한 기본기를 뽐냈다. 입력시간 : 2006/05/06 13:45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