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벤젠 수돗물 18시간 동안 감췄다

란저우시서 기준치 20배까지 검출… 생수 사재기로 품귀

중국 간쑤성 란저우시 수돗물에서 기준치의 20배가 넘는 벤젠이 검출됐는데도 시 정부가 18시간 동안 시민들에게 이를 알리지 않아 분노를 사고 있다. 벤젠 검출 사실이 알려지며 란저우시는 생수 사재기에 생수가 동이 나고 식수를 공급하는 소방차에 100m 넘게 줄이 이어졌다.

13일 신경보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부터 11일 새벽까지 7시간 동안 란저우시에 공급된 수돗물에서 118∼200㎍/ℓ에 달하는 벤젠 함유량이 검출됐다. 이는 중국 당국 기준치의 11~20배에 달하는 수치로 란저우 시민 240만명이 모두 오염의 피해자가 된 셈이다. 벤젠은 석유화학공업에 의해 생산되는 물질로 장기간 접촉 및 흡입은 조혈기관 이상, 백혈병, 급성재생장애성빈혈, 저혈압 증세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벤젠 오염의 원인은 중국석유천연가스(CNPC) 화학공장의 파이프라인에서 새어나온 원유가 노후 수도관으로 흘러들어간 데 있다.

수돗물 공급업체 측은 벤젠 오염 사실을 즉각 공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검출 이후 대조검사가 필요했고 상부 보고 등에 시간이 걸렸다"며 "그러나 상부 보고와 동시에 매체 보도도 했다"고 해명했다.

'수돗물 음용 금지령'을 접한 란저우 시민들이 한꺼번에 생수 사재기에 나서면서 생수 품귀 현상이 빚어져 생수 한 상자의 가격이 평소의 4~5배가 넘는 100위안까지 치솟기도 했다.

란저우에서는 3월에도 '이상한 맛'이 나는 수돗물이 공급돼 논란이 일었지만 이번 벤젠 오염 사태와 관련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