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경영과 기술경영만이 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길임을 IMF와 부도를 경험하며 절실히 느꼈습니다. 소비자의 신뢰를 근간으로 경영투명성과 효율성을 제고하는데 주력한 결과, 230억원에 이르는 화의채무를 채무상환기일 도래 훨씬 전에 전액 상환했습니다.”
한국산업경제학회가 최근 선정한 제2회 전문경영자 대상 수상자로 선정된 ㈜남선기공의 손종현(57) 대표는 “순수한 학술연구단체의 심사와 평가를 거쳐 이 같은 상을 타게 돼 기쁘다”며 “정부기관 또는 경제단체가 주는 상과는 다른 책임감과 함께 자부심을 갖게 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손 대표는 지난 1996년 선배 기업인의 딱한 사정을 매정하게 거절하지 못해 금융지원 편의를 봐주게 됐고 여기에다 경리직원의 배임행위 등 형사사고 까지 겹쳐 60억원에 달하는 금융사고를 당하며 위기를 맞았었다. 97년에는 IMF사태까지 겹쳐 회사의 존폐까지 걸리는 위기를 당했다.
그러나 그는 IMF를 기회로 삼아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통해 내부 거품을 제거하는 한편 임직원 모두와 함께 회사를 살리는데 힘을 모았다. 또 한국 최초로 도입한 소사장 제도를 효율적으로 정착시키며 획기적인 경비절감도 이뤄냈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96년 230명이 220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2000년에 이르러서는 170명이 240억원의 매출을 창출하는데 성공했다. 남선기공은 지난해 매출 380억원, 경상이익 57억원을 올리는 튼튼한 기업으로 자리잡게 됐다.
손 대표는 “매출액 규모면에서 대기업과 비교할 수 없으나 투명경영과 내실경영을 통한 수익창출면에서는 외국 회계감사 법인으로부터 초우량기업으로 평가받을 정도”라며 “향후 어떠한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건실한 수익구조를 갖는 회사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950년 선친인 손중만 전 사장이 창업한 ㈜남선기공을 87년 이어받은 손 대표는 수 차례의 위기를 극복하며 530평이던 공장을 대전과 옥천 2개 공장 4,000평 규모로 성장시켰다. 특히 그는 노사화합을 강조, 1988년 이후 17년 노사 무분규 성과를 거두었고 마침내 지난 4월 29일에는 노사의 항구적 무분규 선언협약을 도출해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