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첫사랑 사수궐기대회

“니 거시기에 털만 나래이. 그날 부로 내 딸래미 니한테 시집 보낼끼다”일매(손예진)와 태일(차태현)은 태어나자마자 태일 어머니의 젖을 함께 나눠먹으며 자란 젖동무. 어릴 적부터 오로지 일매 만을 사랑해 온 태일은 거기(!)에 털이 나면 일매에게 장가보내주겠다는 영달(유동근)의 농담을 굳게 믿고 무럭무럭 자라난다. “두고 보래이~ 인간이 어데까지 망가지는지 뵈줄끼다” 한편 일매의 아버지이자 태일이 다니는 고등학교의 학생주임인 영달은 학교에서 문제아로 낙인 찍힌 태일 때문에 걱정이 태산이다. 공부는 안하고 말썽만 피우며, 허구한날 일매에게 장가가겠다고 떼쓰는 태일의 앞날을 위해 영달은 일매와 계략을 짜는데... “누가 전교 꽁바리한테 딸래미를 주겠노?” 다름아니라 우등생이 되면 일매를 주겠노라고 공언한 것! 그러자 태일은 오로지 일매를 차지하고 말겠다는 일념으로 날마다 코피를 바가지로 쏟으며 공부해 드디어 서울대에 합격한다! “샘~약속대로 설대 법대 왔심더. 날 잡찌예~?” 하지만 일매를 뺏기기 싫은 영달은 태일에게 또다시 사법고시 합격이라는 힘든 조건을 내밀고, 대학에 합격해 일매와 결혼할 날만을 오매불망 기다려 온 태일은 하늘이 노랗기만 한데... 스타맥스가 출시한 `첫사랑 사수궐기대회`는 제목 그대로 첫사랑을 지키기 위한 한 남자의 고군분투기를 다룬 영화다. 2002년 전국 200만 관객을 동원한 `연애소설`의 제작사 팝콘필름의 차기작으로 신예 오종록감독의 영화데뷔작이다. `엽기적인 그녀`의 차태현, `가문의 영광`의 유동근, , `연애소설`의 손예진이 주연을 맡았다. 모두가 영화계 흥행배우로 여러 제작사에서 캐스팅하려 안간힘이다. 세대와 성별을 불문하고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소재인 `첫사랑`을 트렌디한 영상으로 보여주려던 기획때의 의도와는 다르게 세 배우의 깃탈처럼 가벼운 캐릭터에만 신경을 쓴 나머지 작품의 완성도가 떨어졌다는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다. 특히 한국영화계 유행이던 `사투리`대사도 두 배우들의 오버된 연기로 인해, 진지해야 할때도 가벼워보이는 경향이다. 그래도 순간적인 인기에 따라 명암이 엇갈리는 연기자들 틈속에서 재치가 뛰어난 차태현의 망가진 모습과 `청순가련형`이 트레이드 마크가 돼버린 손예진이 수영복차림으로 차태현을 유혹하는 모습등이 간간이 볼거리를 제공, 킬링타임용으로 제격이다. <박연우기자 yw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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