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0대 그룹의 절반이 경영권 세습 체제를 구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주주 지분 정보제공업체인 에퀴터블(www.equitables.co.kr)은 18일 시가총액 및 순자산 기준 상위 50개 그룹 중 25개 그룹이 경영권을 자녀에게 넘겨줄 수 있도록 차세대 경영 체제를 확립했다고 밝혔다.
에퀴터블 조사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이건회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에게 경영권을 이양할 수 있는 경영 체제를 이미 만들었다.
또 정상영 KCC그룹 명예회장, 윤세영 태영그룹 회장,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 신용호 교보생명 명예회장,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 등도 자녀에게 경영권을 넘길 수 있는 체제를 구축했다.
그러나 10대 그룹 중 경영권 세습 체제를 확립한 곳은 삼성그룹 뿐으로 LG, SK, 현대차, 롯데, 신세계, 한화 등 나머지 9개 그룹은 차세대 경영 체제가 미흡하거나 차세대 후보가 아직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퀴터블은 “차세대 경영 체제가 확립된 그룹은 주로 자녀가 실질적 지주회사의 최대 주주로 떠오른 곳”이라고 설명했다.
에퀴터블은 내년부터 상속ㆍ증여에 대한 포괄주의 과세제도가 도입되면 아직 경영권 이양을 마무리하지 못한 25개 그룹의 오너 일가가 경영권 이양 과정에서 고율의 세금을 물게 돼 경영권을 포기해야 하는 경우도 다수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상용기자 kimi@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