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델파이, 흑자도산 우려
대우자동차 부도 여파로 국내 최대 자동차 부품업체인 한국델파이㈜가 흑자 도산할 것으로 우려되는 등 회사채 만기가 몰려있는 이번 주말이 자동차 부품업체 최대 고비로 다가오고 있다.
21일 한국델파이㈜는 대우차가 재산보전처분을 받아 채무가 동결됨에 따라 지난 14일 대우차 발행 어음 533억원이 부도 처리된 데 이어 이달 말 271억원이 부도가 날 것으로 예상돼 오는 25일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 320억원 상환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회사채 상환 불능사태가 빚어지면 한국델파이는 흑자도산이 불가피하며 한국델파이에 납품하는 전국 297개 협력업체가 연쇄도산 위기에 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델파이는 자동차용 핵심부품을 생산, 대우차 등 국내차 생산 4사에 공급하는 것을 비롯해 GM, 르노 등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에 연 1억3천만달러 가량의 자동차부품을 수출하고 있다.
한국델파이는 지난해 당기 순이익 294억원을 기록하고 부채비율이 118%, 차입금 비율 55%로 건실한 재무구조를 지닌 업체. 업계에서는 회사 종업원 2,360여명을 비롯, 협력업체 종사자 3만여명을 거느린 한국델파이가 흑자부도가 난다면 국가경제에 엄청난 파장을 가져 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한국델파이 공급업체였던 우창과 대명팩, 대우 1차 협력업체인 협성유니버셜조인트의 부도에 이어 21일에는 인천남동 공단에 있는 세일이화가 부도처리되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자동차조합 고문수 상무는 "지난해 부품업체들이 대우에 납품한 4조원의 물량 중 한국델파이의 납품물량이 약 6,500억원으로 16%에 이른다"며 "이 회사가 멈추면 대우차는 사실상 부품조달이 어렵게 돼 부평공장은 물론 창원, 군산공장도 조업을 중단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델파이 이채규 기획부장은 "임직원들이 급여를 유보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며 "대우차에 물려있는 2,892억원의 채권회수가 어려운 상황에서 유동성 위기극복을 위해 산업은행의 회사채 상환자금 지원과 대우차 부도어음의 새 어음교환 및 금융기관 어음할인, 세금과 공과금 납부유예 등의 조치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홍병문기자
입력시간 2000/11/21 18:08
◀ 이전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