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총재 "당운영 평소원칙 고수"

5월 집단지도체제 도입·당권분리등 거부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는 14일 당 내분수습과 관련, 비주류 중진들을 상대로 대화와 설득에 나서되 '총재 중심 당 운영' 등 평소 원칙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 총재는 이날 주요 당직자회의를 주재하면서 당 내분과 관련한 종합보고를 받은 후 "여러가지 설득과 노력은 적극적으로 하되 원칙이 흔들려서는 안된다"고 선을 그었다. 이는 이 총재가 비주류 중진이나 일부 소장파 의원들이 당내분 수습과 관련 핵심사항으로 요구하고 있는 5월 집단지도체제 도입이나 후보ㆍ당권분리 등을 수용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총재의 한 측근은 "일단 원칙을 고수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당의 공식기구가 허수아비가 된다"며 "대선전 집단지도체제도 중앙위 운영위에서 통과된 만큼 이를 번복하는 것은 또 다른 혼란을 부를 것"이라고 전했다. 김용갑 김기춘 의원 등 '구당파' 의원 7명도 "당 일각에서 계속되는 극단적 주장들로 인해 혼란이 가중되고 자중지란에 빠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5월 전대에서 당권ㆍ대권 분리, 집단지도체제 도입 등은 당 공식기구를 통해 이미 결정된 사안인 만큼 결코 번복할 수 없다"고 강력 반발하고 나서 이 총재의 강경대응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반면 내분사태를 주도한 비주류 중진인 김덕룡 홍사덕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일련의 혼란스러운 사태는 총재 1인 지배정당구조와 거기서 비롯된 이 총재의 독선에서 기인한 것"이라며 "이 총재가 진실에 찬 결단을 내릴 것을 촉구한다"고 밝혀 강경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들은 또 이 총재와의 회동 여부에 대해 "굳이 만날 필요가 없다"고 말해, 이 총재가 회동을 제의하더라도 거부할 뜻을 분명히 했다. 일부에서는 김 의원과 홍 의원이 탈당을 위한 명분 쌓기에 들어갔다는 분석도 나오고있다. 따라서 박근혜 의원의 탈당이후 김, 홍 의원과 일부 불만에 찬 비주류 의원들의 연쇄탈당도 예상된다. 이와 관련 한 핵심 당직자는 "추가탈당 사태가 와도 대세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5월 전대에서 집단지도체제는 도입하지 않되, 총재권한대행을 임명해 당무를 위임하고, 측근정치 문제에 대해서는 '이심(李心)'을 거론한 측근에 대한 인책조치 및 분위기 쇄신을 위한 일부 당직의 개편 등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같은 원칙론에 입각한 수습안은 비주류측을 설득하기에 역부족이거나 '미봉책'으로 비쳐질 소지가 있어 주류측은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김홍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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