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 기상도] 日·대만 ‘위앤화 절상’ 충격에 주춤

美는 기업실적 호조 강세…英도 테러불구 상승 마감



지난 주 세계 주식시장의 화제는 단연 위앤화 평가 절상이었다. 단행 시기와 방법 모두가 전격적이었던 만큼 영향도 짧고, 굵게 나타났다. 절상이 이루어지는 순간 국제 통화가 요동을 쳤지만 단시간에 다시 안정을 되찾아 위앤화 충격이 빠르게 시장에 흡수되는 양상이었다. 위앤화 절상이라는 태풍의 눈에는 아시아 시장이 자리잡고 있다. 중국과 지역적으로 가까울 뿐만 아니라, 교역 관계가 뒤섞이는 등 영향력을 가장 크게 받을 수 있는 환경이기 때문이다. 국가별로 보면 일본과 대만은 위안화 절상으로 아시아 지역 수출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하락했다. 종목별로 일본은 도요타와 닛산, 혼다가, 대만은 세계 1, 2위 파운드리 업체인 TSMC, UMC의 약세가 두드러졌는데 두 업종은 해당 국가의 중요 수출 품목이다. 다른 아시아국가와 달리 홍콩은 8일 연속 상승해, 4년 5개월 만에 최고치로 마감했다. 미국 주가 상승과 유가 하락으로 대형주에 매수세가 유입됐고, 중국 관련주도 관심을 모았다. 미국은 주말에 차익매물이 나온 것을 제외하면 주중 강한 상승이 이어졌다. 인텔과 시티은행의 실적 악화와 그린스펀 의장이 금리 인상을 지속하겠다는 언급을 했지만 주가 상승을 막지 못했다. 미국 주가 상승의 힘은 기업 실적에 대한 긍정적 해석에서 비롯됐다. 인터넷 경매업체 이베이와 사무용품 소매업체인 오피스데포의 순이익이 증가했고, 특히 제약업체인 화이저는 내년에도 두자릿수 성장을 거둘 것으로 전망하는 등 2ㆍ4분기 기업 실적은 대부분 기대치를 충족시켰다. 거시지표에 대한 평가도 긍정적이다. 그린스펀 의장이 의회에서 미국 경제의 성장세가 견고하고, 기준금리 인상 정책을 지속할 것임을 언급했는데 투자자들은 과거와 달리 금리보다는 경기 호전에 무게를 실어 주었다. 유럽 증시는 안정적인 상승을 이어갔다. 특히 영국은 두 번째 테러에도 불구하고 상승 마감했는데, 미국 주가 상승과 국제 유가 하락이 충격을 흡수하는 일등 공신이었다. 종목별로는 중국 수요 증가가 기대되는 BHP 빌리튼 같은 광산주가 으뜸이었다. 프랑스는 M&A 재료가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에비앙 생수를 만드는 다농이 펩시에 인수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며 급등세를 기록했다. 독일은 주중 내내 상승장을 펼쳤다. IBM의 호실적에 힘입어 기술주인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SAP 등이 올랐다. 이번 주는 세계 주식시장, 특히 미국 주식시장이 IT 버블 붕괴의 후유증에서 완전히 벗어날 것 인지를 가늠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판단의 기준은 나스닥 지수 2,200P인데, 이를 넘으면 새로운 추세가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 경제가 하반기에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점차 약해지고, 유가 공포도 사라지고 있다. 기업 실적과 관련해서는 절대 수치에 관계없이 호평이 내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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