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PC업계 값인하 전쟁/델이어 컴팩도 최고 22%나 내려

◎IBM 휴렛팩커드 속속 맞대응 돌입델 컴퓨터에 이어 미최대 PC업체인 컴팩 컴퓨터가 가격을 크게 내리면서 미 컴퓨터시장에 가격인하경쟁의 불이 붙고 있다. 컴팩 컴퓨터는 10일 신형 컴팩 데스크프로 2000 및 4000의 13개 신형모델을 기존보다 최고 22%가 싼 가격으로 시판키로 하고 신제품을 공개했다. 컴팩이 이번에 시판하는 데스크프로 시리즈의 가격은 최저 9백99달러에서 최고 2천89달러 수준으로 기존제품보다 최고 22%에서 최저 4%가량 싼 것이다. 이 회사의 에카드 파이퍼 최고경영자(CEO)는 『신형 모델의 가격을 낮출 수 있었던 것은 주문 생산체제를 구축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이같은 생산방식을 통해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한편 PC소매점의 재고량을 2주치 이하로 낮춰 시장변화에 대한 신속한 대응, 재고비용 절감효과를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컴팩의 가격인하전략에 대해 IBM,휴렛팩커드, 델컴퓨터 등도 속속 맞대응하고 있다. 컴팩의 경쟁업체인 휴렛 팩커드사는 자사의 상업용 데스크톱의 가격을 최고 24%까지 낮추기로 했고 컴팩의 신가격정책의 가장 큰 타깃이 되고 있는 델 컴퓨터사도 추가적인 가격인하를 발표했다. 델사는 기업들에게 자사제품을 직접 판매하는 방식을 통해 제품 가격을 컴팩보다 10∼15% 낮추기고 했다. 이에 앞서 델 컴퓨터는 지난해 인터넷과 전화를 통해 고객들에게 직접 제품을 판매함으로써 급속도로 컴팩의 시장점유율을 잠식했었다. 또 IBM은 『최근의 가격인하추세와 관련, 컴팩의 정책은 매우 경쟁력이 있는 것』이라며 바싹 경계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컴팩의 에카드 파이퍼 CEO는 『컴팩의 주문생산체제가 결국은 델사의 다이렉트방식을 이길 것』이라고 장담, 가격내리기를 지속할 것임을 밝혔다. 한편 컴팩의 이같은 가격인하는 그동안의 시장점유율하락에 대한 고육지책으로 분석되고 있다. 컴팩은 올들어 델사보다 두배나 많은 PC를 판매하고 있으나 그 성장세가 주춤, 지난 1·4분기중 전년대비 24%의 판매신장율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반면 델사는 61%의 신장율을 기록,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급신장을 기록하고 있다.<문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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