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수출품에 대한 외국의 수입규제 장벽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통상외교 활동의 강화가 시급한 실정이다. 한국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조사에 따르면 현재 수입규제를 받고 있는 건수가 139건에 달하고 올 연말까지 150건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나라 수풀품에 대한 외국의 수입규제 건수는 지난 2000년 109건, 2001년 120건, 2002년 134건으로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국별로는 미국이 21건으로 가장 많고 인도 중국 EU 등 우리나라의 주요수출지역에서 동시다발적인 수입규제를 받고 있다.
우리나라 수출품에 대한 수입규제 장벽이 이처럼 높아지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세계경제침체 따른 보호주의 무드가 고조되고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특히 미국의 경기침체와 선거 등에 편승한 업계의 보호주의, IT산업을 비롯한 주요 산업의 세계적인 공급과잉문제의 해소지연 등이 수입규제 장벽을 높이는 주된 요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과 EU로부터 고율의 상계관세 부과를 당한 반도체가 대표적인 경우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수출품이 집중적인 수입규제 대상이 되고 있는 또 한가지 문제는 우리나라 수출상품이 구조적으로 제품의 라이프 사이클 면에서 성숙단계에 있는 상품이 대종을 이루고 있어 외국의 수입규제에 쉽게 노출된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그 밖에 국내 업계가 반덤핑제도를 비롯한 통상제도와 통상정보 등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어 외국의 수입규제 움직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들수 있다. 특히 중소기업들의 경우 수출지역 또는 국가에 대한 업계와 정부의 움직임에 대한 정보에 어두워 사전적인 대응을 하지 못하고 반덤핑제소 등 수입규제를 당하고 나서야 사후적으로 대응에 나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이 같은 사후적인 대응은 비용과 노력에 비해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이유가 어디에 있던 우리 수출품에 대한 수입규제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수출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이다. 수출 상품구조 등에 관한 문제는 중장기적인 안목에서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러고 단기적으로는 수출시장의 통상정보 수집활동을 강화하는 한편 수입규제를 당한 경우 통상외교활동을 최대한 강화해 타격을 최소하는 것이 최선의 대책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미국 EU로부터 고율의 상계관세를 받은 반도체의 경우 사전적으로는 물론 사후적인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세계무역의 자유화가 진전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면에서는 보호주의도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보호주의와 수입규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종합적인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조의준기자 joyjun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