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의 장관후보 청문회, 주요 쟁점은?

정치권이 설 연휴가 끝나자마자 청문회 2라운드에 돌입했다. 여야는 상임위원회별로 인사청문회 준비에 본격 돌입했고 내정자들 역시 예상 질문에 대비하는 등 청문회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이번 개각이 집권 3년 차를 맞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 운영에도 중요한 변곡점으로 작용할 전망이어서 청문회 결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 내정자, 농협 회장 경력 걸림돌 돼 =임종룡 금융위원장 내정자는 NH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서 이력이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임 내정자는 지난 2013년 6월부터 NH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20개월가량 근무했다. 현직 금융회사 수장이 감독기관인 금융위원장으로 임명해 공정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지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되는 이유다.

임 내정자가 모피아(옛 재무부 출신+마피아) 출신에 낙하산 인사 논란까지 제기되는 것도 문제다.

새정치민주연합의 한 관계자는 “금융위원장 내정자가 모피아 출신이라고 무조건 비판받을 수는 없다”면서도 “다만 임 내정자는 농협 지주 회장 취임 때도 청와대의 낙하산 인사라는 평이 있었는데 또다시 금융위원장으로 내정된 게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특히 야당에서는 임 내정자가 농협회장으로 재임하던 중 발생한 금융사고에 대해 책임을 물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월 농협카드 고객 2,158만명의 정보가 유출됐고 KT ENS 협력업체에 300억원 가량의 부실대출을 해 문제가 됐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 내정자, 대북정책 ‘책임론’ 등 공세 예상=홍용표 통일부 장관 내정자의 경우 박 대통령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과 대선캠프, 인수위원회 등을 거친 후 청와대 통일비서관을 역임하며 박근혜 정부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구상을 주도했다는 점이 집중 조명될 전망이다. 야권이 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실패로 규정하고 있는 만큼 박 대통령의 대북통일 정책 성패에 대한 날 선 평가가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홍 내정자의 역사관, 대북관 등도 통일부 장관으로서의 주요 검증 대상이다. 홍 내정자가 2005년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출신으로 뉴라이트 싱크넷 발기인에 이름을 올린 점은 공직자로서 정치적 중립성 논란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이승만 전 대통령 관련 다큐멘터리에 출연해 이승만 정부의 남한 단독 정부 수립을 옹호한 점도 야당 의원들로부터 집중 추궁될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연합 외교통일위원회 관계자는 “홍 내정자가 학자 출신이기 때문에 그의 논문과 발언 등을 중심으로 꼼꼼히 살펴볼 예정”이라며 “북한인권법과 대북전단 문제, 통일 주무부처 수장으로서의 주도적 역할 등에 대해 따져 묻겠다”고 예고했다.

◇유일호 국토부 장관 내정자, 전문성 부족 지적=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 내정자의 청문회는 관련 분야의 전문성 부족이 집중 제기될 예정이다. 유 내정자는 조세 전문가로 당내 경제통으로 꼽히고 있지만 국토 교통 관련 경험은 전무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19대 국회에서도 기획재정위원회와 정무위원회 등에서 활동했고 발의한 법안 역시 금융 및 재정 관련 법이 다수다.

이 지적에 새누리당 측은 “당에서 정책위의장을 맡는 등 전반적인 정책을 다룬 경험이 있어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은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현직 국회의원으로서 ‘시한부 장관’이라는 한계도 지적된다. 다음 총선(2016년 4월 예정)에 출마할 경우 공직선거법상 선거 90일 전에 장관직을 사퇴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토교통위원회 야당 간사를 맡고 있는 정성호 새정치연합 의원은 “장관은 전반적인 큰 흐름과 방향만 안다면 전문성 부족을 보완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현역 의원이 장관직을 맡다 보니 실질적으로 일할 수 있는 기간은 십여 개월에 그칠 수 있어 우려된다”고 전했다.

◇유기준 해수부 장관 내정자, 전문성은 합격점…현안 질의 집중=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 내정자는 해양전문 변호사 출신으로 17대 국회에서 농림수산식품위원회를 거치는 등 전문성 면에서는 합격점을 받고 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야당 간사인 유성엽 의원은 “유 내정자가 해양 전문변호사도 하셨고 관련 상임위원회 활동도 하셨던 분이라 전문성에 대해 의심은 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단 유 내정자가 친박(친박근혜)출신 의원으로 세월호 선체 인양 등 해수부 현안에 대해 독립적으로 판단할 수 있을지에 대한 여부가 주요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 의원은 “세월호 참사 수습과 관련한 선체 인양 문제, FTA에 대비한 수산업 종사자들을 위한 대책 등을 주요 질의하겠다”며 “이와 함께 도덕성에 관한 신상 문제도 검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야당 의원들은 유 내정자가 17대 국회 입성 당시 40억 원 상당의 재력가로 알려진 점을 근거로 재산형성 과정에 대한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지영기자·박형윤기자/ji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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