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승 그때처럼… 박상현 '좋은 예감'

KPGA SK텔레콤 오픈 1R
6년전 같은 코스서 '깜짝 우승'
4언더파로 김기환 등과 선두권
1오버파 최경주 "그린 파악 완료"

박상현(왼쪽)과 최경주가 21일 SK텔레콤 오픈 1라운드에서 1번홀 티샷 뒤 얘기를 나누며 페어웨이를 걸어가고 있다. /사진제공=SK텔레콤

박상현(32·동아제약)은 '첫 경험'의 추억을 6년 만에 재연할 것인가.

지난해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상금랭킹 2위를 차지한 박상현이 SK텔레콤 오픈(총상금 10억원·우승상금 2억원) 첫날 보기 없는 깔끔한 플레이로 선두권에 이름을 올렸다.

21일 인천 영종도의 스카이72GC 오션코스(파72·7,241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 박상현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8승의 한국골프 간판 최경주(45·SK텔레콤), 지난해 KPGA 투어 상금왕 김승혁(29)과 한 조에서 경기하면서 버디 4개를 골라 4언더파 68타를 스코어카드에 적어냈다. 최경주는 1오버파 73타, 김승혁은 2오버파 74타를 기록했다.

박상현에게 SK텔레콤 오픈은 '약속의 땅'이나 다름없다. 2005년 데뷔, 군 복무 뒤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KPGA 코리안 투어를 뛴 박상현은 그해 같은 장소에서 열린 SK텔레콤 오픈에서 정규투어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후 정상급 선수로 급부상했다. 당시 '깜짝 우승'의 주인공이었던 그는 이날 "2009년 같은 코스, 같은 대회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에 한 번 더 우승하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3번홀(파3)에서 5m 버디 퍼트를 성공한 박상현은 5번홀(파5)에서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린 뒤 이글 퍼트를 홀 바로 옆에 붙여 탭인(가볍게 툭 쳐서 홀에 넣는 것) 버디로 1타를 더 줄였다. 위기관리 능력도 돋보였다. 7번홀(파5)에서는 드라이버 샷을 왼쪽 언덕 러프 지역으로 보냈으나 두 번째 샷을 페어웨이로 빼낸 뒤 3온 2퍼트로 파 세이브 해냈다. 10번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한 그는 17번홀(파3)에서 티샷을 벙커에 빠뜨렸지만 '벙커 샷 달인' 최경주가 보는 앞에서 두 번째 샷을 홀 50㎝에 올려 파를 지켰다. 위기를 넘긴 그는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6m 거리의 버디 퍼트를 홀에 떨어뜨리며 기분 좋게 첫날 경기를 마쳤다.

지난 19일 입국한 '코리안 탱크' 최경주는 버디 2개를 잡았지만 보기 3개를 보탰다. 1번홀(파4) 버디로 출발이 좋았으나 4번(파4)과 5번홀(파5)에서 2m 안팎의 버디 기회를 살리지 못한 이후로 좀처럼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최경주는 "컨디션은 썩 나쁘지 않았지만 이틀 만에 (시차 적응을 마치고) 정상적인 몸 상태를 만들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첫날에 비해 2타 더 잘 쳤다. 그린의 단단하기와 빠르기를 어느 정도 파악했으니 휴식을 취하고 경기에 임하면 좋은 성적이 나올 것"이라며 긍정적인 태도를 잃지 않았다. 이 대회에서 통산 3승(2003·2005·2008년)을 거둔 최경주는 지난해에는 1라운드에서 3오버파를 친 뒤 차츰 치고 올라가 단독 5위로 마쳤다.

아마추어 국가대표 출신 김기환(24)도 13번홀(파5) 이글 등을 앞세워 박상현, 라이언 폭스(호주) 등과 나란히 4언더파 68타를 기록했다. 2013년 상금왕 강성훈(28·신한금융그룹)과 아마추어 국가대표 김남훈(22) 등이 3언더파 69타로 첫날을 마쳤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