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성향 6년만에 최고 성장잠재력 저하 우려

상장사들의 배당성향이 6년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14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680개 상장사들로부터 4월말까지 제출받은 직전 사업연도 사업보고서상의 현금 배당액은 7조6,767억원으로 전년 같은 시기 680개사의 6조4,407억원에 비해 19.2%가 증가했다. 반면 전체 순이익은 28조4,999억원에서 22조7,955억원으로 20.0%가 줄었다. 이에 따라 배당금을 순이익으로 나눈 배당성향(결손사 배당은 제외)은 올해 4월 기준 21.28%로 계산됐다. 이는 작년 4월기준의 배당성향 17.48%에 비해 3.8%포인트나 상승한 것으로 98년이후 6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배당성향이 높다는 것은 내부유보를 통해 확보하는 투자 재원이 상대적으로 줄어든다는 의미여서 최근의 높은 배당이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을 약화시키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배당성향은 4월기준으로 98년 22.81%에서 99년 19.54%, 2000년 15.61%, 2001년14.09%로 계속 떨어지다 2002년 16.45%로 반등한 뒤 2003년에 소폭의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업종별로는 증권업 배당성향이 84.21%로 가장 높았고 이어 화학 32.22%, 전기가스 29.72%, 통신 28.95%, 종이목재 28.87%, 철강.금속 20.23%, 건설 20.11%, 보험 19.28%, 기계 18.80%, 의약품 18.34%, 운수장비 17.33%, 전기전자 16.03%, 음식료품 14.86%, 운수창고 13.81% 등이었다. 증권업계의 관계자는 “적정한 배당은 증시에 큰 도움이 되지만 내부유보에 비해 배당액이 지나치게 많아지면 투자가 위축되면서 잠재 성장력이 떨어지는 문제가 생긴다”면서 “일부 상장사의 경우 외국인 주주들을 의식해 배당을 확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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