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종합어시장 "새해엔 수산물 소비 늘었으면…"

작년 매출 30% 이상 줄어
거래하던 횟집도 줄줄이 폐업

송영길(오른쪽) 인천광역시장이 지난 달 28일 인천종합어시장에서 열린 '우리 수산물안전 캠페인'에서 생선을 구입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시

"새해에는 수산물 소비가 좀 늘었으면 좋겠습니다."

2일 오전 인천시 중구 항동 인천종합어시장. 이곳에서 만난 활어가게 주인들은 한결같이 이같은 새해 소망을 얘기했다. 500여 점포가 입주해 있는 인천종합어시장은 지난 1974년 문을 연 이후 39년째 인천지역 최대 어시장으로서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그러나 지난 2011년 3월 일본 원전사고가 터지고 나서는 방사능 오염우려로 수산물 소비가 급감하면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시간이 2년여가 훨씬 흐르고 있지만, 소비는 당초 생각만큼 오르지 않고 있어 속만 타들어 가고 있다.

P활어도매상 관계자는 "시간이 지나면서 회 소비가 늘어야 되는데, 2012년 보다 매출이 30% 이상 감소하는 등 회 소비세가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이런 추세가 설까지 이어질 경우 활어업계는 심각한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른 활어가게 점원은 "하루 평균 3,000명에 달했던 어시장의 손님도 3분의 1로 줄었다"며 "겉으로 드러난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고 토로했다. 그나마 서해안에서 잡히는 굴이나 전복, 해삼, 바지락 등과 새우젓, 까나리 등의 매출이 받쳐 줘서 그나마 피해가 덜하지만, 활어를 취급하는 업체는 거의 문을 닫아야 할 지경이다. 시장 관계자는 "산지에서 활어를 직접 수집해 전국에 유통하고 있는 인천수산물유통협동조합은 하루하루가 버거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합에서 주로 공급하고 있는 대표 어종은 광어와 우럭, 고등어, 갈치 등 주로 남해안 양식이나 동해안에서 잡히는 생선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매출증가는 아예 꿈도 꾸지 못할 형편이다.

거래하던 횟집들도 하나 둘 폐업하다 보니 상황은 더욱 나빠졌다. 인천시 중구 C수산은 거래하던 횟집 가운데 10군데가 문을 닫아 판로가 거의 막혔다. 그나마 남아 있는 거래 횟집들은 구입량을 절반으로 줄여 구매하고 있다. C수산 관계자는 "잘 나갈때는 가게앞 도로가 이중주차로 몸살을 앓았는데 지금은 한적한 절간 분위기"라고 말했다.

수산물 냉동창고를 운영하는 업체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박철희 진성수산 대표는 "김장철인 11월에는 경기가 반짝 좋았으나 전체적으로 매출이 반토막 났다"면서"새해에는 어시장 경기도 좋아져 상인들의 얼굴에도 웃음이 가득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인천수협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2월말까지 5,895톤의 수산물을 팔아 475억원의 위판고를 올렸다. 이 같은 수치는 지난 2012년 같은 기간의 5,664톤, 473억3,300만원 보다 231톤을 더 팔았다. 그러나 수산물 가격이 3분의1로 떨어지는 바람에 제 가격을 받지 못해 위판가격도 고작 2억4,400만원을 더 올리는데 그쳤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인천시는 시 전역에서 유통·판매되고 있는 수산물을 수거해 방사능 오염검사를 실시하고, 소비촉진 시식회도 열고 있지만시민들의 반응은 기대와 달리 시큰둥해 애를 태우고 있다. 인천시는 새해부터 매주 수요일을 전통시장 가는 날로 정하고 수산물 소비촉진 운동을 지속적으로 벌여나갈 계획이다. 이곳 상인들은 연초 기분을 내려는 수많은 인파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던 전성기를 떠올리며, 새해에는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수산물 소비가 확 늘었으면 하는 바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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