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라이벌' 김연아(24)와 아사다 마오(24·일본)가 마지막 맞대결만을 남겨두고 있다.
김연아와 아사다는 다음달 20~21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리는 소치동계올림픽 피겨 여자싱글 종목에서 금메달을 다툰다. 사실 김연아와 아사다는 기량 차이가 있어 라이벌로 묶기 어려운 면이 있지만 여자 피겨에 아시아 시대를 연 동갑내기라는 점에서 라이벌로 불려왔다.
둘의 첫 대결은 2004년 12월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주니어 그랑프리파이널. 당시엔 트리플 악셀을 앞세운 아사다가 172.25점으로 우승하면서 2위 김연아(137.75점)를 여유 있게 눌렀지만 2006년부터 시작된 성인 무대 대결에서는 김연아가 아사다를 압도했다. 시니어 무대 역대 전적은 8승4패로 김연아의 절대 우세. 특히 2010 밴쿠버올림픽에서 둘의 희비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김연아에 앞서 연기한 아사다가 205.50점으로 기선을 제압했음에도 김연아는 228.56점의 세계신기록으로 일본 피겨의 금메달 꿈을 무산시켰다. 그 이후 김연아가 올림픽 금메달로 인한 허탈감에 빠진 틈을 타 아사다는 2010 토리노세계선수권에서 우승했으나 아사다에게는 당시가 김연아를 이긴 마지막 대회였다.
맞대결은 아니지만 소치 올림픽 전 최종 리허설 무대에서도 김연아가 올림픽 2연패 기대를 부풀린 반면 아사다는 불안감을 노출했다. 아사다는 지난달 일본선수권에서 199.50점으로 3위에 그쳤다. 고질적인 트리플 악셀 실수가 홈 경기에서도 어김없이 나왔다. 이에 반해 김연아는 5일 끝난 종합선수권에서 쇼트프로그램 비공인 세계신기록(80.60점)을 포함해 227.86점으로 전성기에 뒤지지 않는 기량을 뽐냈다. 최근 오른발 부상을 겪었음에도 밴쿠버 때의 228.56점에 불과 0.70점 모자란 점수를 받았다. 이쯤 되자 일본은 비상이 걸렸다. 스포츠호치와 스포니치는 6일 각각 "김연아는 끝까지 아사다를 가로막는 벽" "금메달을 노리는 아사다의 앞을 여왕이 가로막는다"는 표현으로 경계심을 드러냈다. /양준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