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부터 계속된 외국인 매도세에다 금리상승, 대우문제 등 악재가 잇달아 겹치면서 지수가 900포인트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그러나 갈수록 늘어나는 풍부한 증시주변자금, 기업실적 호전 등 그동안 주식시장을 떠받쳐온 재료들이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에 단기급등에 따른 일시적인 기술적 하락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도 만만치 않아 낙관론과 비관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지수가 단기급등에 따른 부담때문에 쉬어가야할 상황에서 금리상승, 대우문제 등 잠복악재가 터지면서 지수가 하락국면을 거치고 있다는데 동의하고 있다. 지수는 지난달말 900포인트를 돌파한 이후 지난 12일 1,052포인트까지 올라 10여일만에 150포인트 가까이 급등했다. 간접투자시장으로 시중자금이 물밀듯 들어오고 이에따라 투신권이 대거 매수에 나서 지수가 상승세를 탄 것이다. 그러나 외국인에다 개인까지 매도물량을 쏟아내는 가운데 투신권만의「외끌이 장세」라는 한계가 있었다.
21일 지수 폭락도 전날 순매수폭을 대폭 줄였던 투신권이 오전장에서 순매도로 돌아서면서 촉발됐다는 것도 이같은 사실을 뒷받침한다.
W.I.카 증권의 김기태(金基泰) 이사는『지수가 지난 7일 1,000포인트를 연중 처음 돌파했다가 단기급락에 따른 부담으로 14일 다시 950포인트까지 떨어졌다가 상승했다』며『하지만 21일 지수 급락은 투신권 불안, 금리인상 등 악재가 겹치면서 발생했기 때문에 당분간 920포인트대까지 밀리는 하락조정장세가 연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림 참조
시장을 비관적으로 보는 전문가들은 이번 급락을 계기로 올들어 세번째 조정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고있다. 지난 1월 하순, 5월 중순에 3주에서 한달 보름정도 조정을 거친 것을 감안할때 이번에도 기업실적이 본격 발표도는 8월초까지 조정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해석이다.
대유리젠트 증권의 김경신(金鏡信) 이사는『일부 100% 이상의 수익률을 달성한 뮤추얼펀드들이 수익률 고정을 위해 대량의 선물매도 포지션을 취하면서 현물지수의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고 말한다. 실제 이날 선물이 현물보다 낮은 백워데이션 현상이 발생하며 2,000억원의 프로그램 매도물량이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이날 지수가 장중 한때 950포인트 밑으로 떨어졌지만 다시 20일 이동평균선인 960포인트를 회복한채 마감했기 때문에 상승세는 아니더라도 당분간 950~1,050포인대의 박스권을 형성할 것이란 시각도 많많치 않다. LG증권 투자전략팀의 윤삼위(尹三位) 대리는『지수가 불안하긴 하지만 풍부한 유동성, 기업실적 호전 등 그동안 증시를 견인했던 재료들이 건재하다』며『당분간 1,000포인트를 지지선으로 지수가 강보합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낙관적 견해를 보였다.
증시 낙관론자는 금리상승은 당초보다 빠른 경기회복에 따른 자금수요 기대에다 투신권의 공사채형 펀드가 급속도로 주식형 펀드로 전환되는데 따른 자연스런 현상으로 봐야한다고 말한다. 이같은 낙관론의 배경은 무엇보다 증시주변으로 들어오는 자금이 많다는데 있다. 주식형 펀드 증가분은 올들어 6월 7조394억원으로 최고치를 보이더니 7월 들어선 16일까지 8조3,220억원이 급증했다. 고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는 투신권이 스스로를 위해서도 시장 떠받치기에 나설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병관기자COMEO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