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가 오는 2020년까지 법인세율을 28%까지 내리고 대기업에 적용했던 누진세도 폐지하기로 했다. 최근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후 프랑스 사회당 정부는 우파성향의 총리를 기용, 추가 감세를 통한 성장정책을 가속화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8일(현지시간) 마뉘엘 발스 프랑스 총리가 취임 후 가진 첫 의회연설에서 기업 및 가계에 대한 총 110억유로 규모의 감세안을 발표했다.
그는 현재 33%인 일반 법인세율을 2016년부터 2020년까지 28%까지 낮춘다고 밝혔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들의 법인세율은 20%대 중반 수준이다. 이와 함께 대기업에 부과됐던 누진세를 2016년까지 폐지하기로 했다. 매출액 일정 규모 이상 기업에 부과됐던 누진세로 해당 기업들의 법인세율은 현재 35%를 넘는다고 발스 총리는 지적했다. 이 같은 법인세 감세를 통해 총 60억유로의 혜택이 기업에 돌아갈 것으로 전망된다. 또 저임금 노동자와 저소득층에 대해서도 총 50억유로에 달하는 세금을 줄여줄 계획이다.
발스 총리는 "기업을 지원하는 것은 일자리와 투자, 수출을 지원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성장이 멈추기를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발스 총리는 그러면서도 재정적자 규모를 줄여 유럽연합(EU)과의 협약을 지키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를 위해 2015∼2017년 3년간 500억유로의 공공부문 지출을 삭감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발스 총리의 감세안은 최근 유럽에 불고 있는 감세를 통한 긴축정책 완화와 궤를 같이한다. 영국은 최근 소득세 과세기준을 기존 9,400파운드에서 1만파운드로 상향조정했으며 이탈리아 정부도 경기부양을 위해 올해 124억유로 규모의 감세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유럽 각국의 잇따른 감세안은 가뜩이나 심각한 재정적자를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FT는 "이번 감세에 따른 재정부담을 메울 방안에 대해서 구체적인 언급이 없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