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車 연비 '끝없는 추락'

ℓ당 12.86km로 3년째 하락국산 승용차의 연비가 계속 떨어지고 있어 자동차회사의 연비개선 노력이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경차는 성능은 향상됐으나 정부가 정한 목표연비 달성률은 가장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산업자원부가 분석한 '2000년 자동차 평균연비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시판된 70만3,000대의 승용차의 평균 연비는 12.86㎞/ℓ로 나타났다. 이는 99년 12.98㎞/ℓ에 비해 1% 떨어진 것으로 환란 이후 경승용차의 보급이 확대된 98년(13.74㎞/ℓ)부터 3년간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게 됐다. 연비 하락추세는 소비자들이 중ㆍ대형차를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는데다 수동변속보다 연비가 30∼40% 낮은 자동변속차량 판매가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산자부는 95년 자동차가 2000년까지 달성해야 할 목표연비를 7개 배기량군별로 고시했으나 배기량 2,000~2,500㏄ 급 대형차(목표연비 10.4)를 뺀 6개 배기량군은 목표연비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중 800cc 이하 경차의 경우 목표연비 달성률이 86.6%로 가장 낮아 경차의 성능 향상이 연비 악화의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산자부는 기존 목표소비효율제도가 단순 권고조항에 그쳐 강제력이 약하다는 지적에 따라 선진국에서 시행 중인 기업평균연비제도(CAFE)나 기준연비제도(Feebate) 등 최저소비효율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이는 정부가 제시한 목표평균연비를 달성하지 못한 자동차 제작사에 대해 부과금을 매겨 고연비 차량 생산을 유도하는 제도로 올해 중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권구찬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