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경제가 악화되면서 중국내에서도 위안화의 평가절하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아시안 월 스트리트 저널은 19일 중국정부는 여전히 위안화를 평가절하하지 않겠다는 당초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중국의 싱크탱크(두뇌집단)들은 위안화에 대한 정부의 이같은 약속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중국 관영신문과 경제학자들은 『경제회복에 도움이 된다면 위안화 절하문제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나섰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이들이 위안화 절하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것은 최근에 없던 일로 경제상황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급격히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상반기 중국의 경제상황을 보면 이들이 우려를 표명하기에 충분하다.
중국경제를 지탱해 온 수출은 물론이고 소비, 외국인 투자 등 거의 모든 경제지표가 지난해보다 크게 악화됐다.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 감소했고, 외국인 투자규모도 186억달러로 9.2%나 줄어들었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2·4분기 7.1%로 1·4분기의 8.3%보다 줄어들었고, 소비도 5.5% 늘어나는데 그쳐 1·4분기의 7.4%보다 크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은 중국 정부가 올해 성장률로 예상한 7%대에서 움직이고 있지만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하반기들어 성장률이 더욱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게 중국 싱크탱크들의 분석이다. 물론 중국 정부도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 지난 주 긴급성장(省長)회의를 소집하고 국영기업 채무와 주식교환·외국자본 회사들에 대한 외환교환비율 완화 등 추가경제대책을 발표했지만 경제성장률을 높이기에에는 크게 미흡하다는 것이 이들의 판단이다.
따라서 수출 등 경제를 부양하기위해 중국정부가 적절한 시기에 위안화 평가절하를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중국 관영신문들이 지난 16일 이들 경제학자들의 말을 인용, 『베이징(北京)이 그동안의 위안화 안정약속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보도한 것도 이같은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중국 경제학자들은 중국정부가 위안화를 평가절하해도 올해 하반기가 아닌 내년초에 단행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중국정부가 대외적으로 올해는 위안화를 절하하지 않겠다고 공약해 온데다 오는 10월 「중국 공산주의 건국 50주년 기념일」과 연말 마카오의 중국귀속을 앞두고 통화안정이 유지되길 희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하이(上海) 푸단대학의 루 데밍 경제학교수는 이와관련,『중국경제가 악화조짐을 보이면서 위안화 절하압력이 고조되고 있다』며 『그러나 위안화 안정약속 등 정치적 문제로 올해가 아닌 2000년초에 10~20%가량 절하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용택 기자 YTLE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