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이 달부터 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WCDMA)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단말기 보조금까지 지급하며 가입자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10일 SK텔레콤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보조금이 지급된 WCDMA 단말기(SCH-W110)를 새로 구입한 사람은 이날까지 100명을 넘기지 못하고 있다.
SK텔레콤은 80만원대의 비싼 단말기가 서비스 활성화의 장애라고 여기고 대당 20만원 정도의 보조금까지 써 가며 가입자 유치에 나서고 있지만 소비자들로부터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부터 시작한 WCDMA 서비스 가입자는 현재 1,000명 안팎으로 기업고객을 뺀 일반 가입자는 거의 없는 ‘유령 서비스’로 전락하고 있다.
이 같은 초기 서비스 부진에 대해 SK텔레콤은 단말기가 다양하지 못한 것을 이유로 꼽고 있다. SK텔레콤의 관계자 “현재 WCDMA 단말기는 한 개 밖에 출시되지 않은데다 차기 모델 출시도 계속 연기되고 있다”며 “서비스 활성화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단말기인데 이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화상통화가 가능한 WCDMA 단말기의 경우 일반 휴대폰에 비해 개발 인력 등이 최대 4배 가량 더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서비스 업체인 SK텔레콤은 제조사가 단말기 개발을 게을리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반면 WCDMA폰을 만들고 있는 삼성전자는 “WCDMA는 통화지역이 수도권으로 제한돼 있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서비스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단말기의 문제가 아니라 이통사의 소극적인 투자의지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KTF도 단말기 보조금 지급 여부에 대한 결정 조차 내리지 않고 있어 상황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이에 앞서 정보통신부는 이통사들이 약속했던 WCDMA에 대한 투자를 제대로 집행하지 않고 있다며 SK텔레콤과 KTF에 각각 경고 조치를 내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