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 자금이 섬유 및 도.소매업종에서 빠져 기계.금속 업종으로 옮아가고 있다.
은행권의 자금이동은 성장하고 쇠락하는 산업별 기상도를 볼 수 있는 지표가 된다.
20일 기업은행의 3.4분기 업종별 대출현황에 따르면 2003년 12월 이후 업종별대출 비중이 가장 크게 줄어든 업종이 섬유 업종인 것으로 나타났다.
섬유 업종은 2003년말 기준 전체 업종에서 대출액 점유율이 7.3%에 달했지만 올해 9월말엔 5.6%로 줄어들었다.
도.소매 업종의 점유율은 16.0%에서 15.3%로 0.7%포인트 감소했다.
이밖에 음식.숙박업, 의복.가죽 업종도 각각 0.6%, 0.5%포인트 줄었다.
같은 기간 기타기계업종은 대출 비중이 9.0%에서 10.3%로 1.3%포인트 늘어났다.
조립금속(0.7%포인트), 1차금속(0.5%포인트), 통신기기(0.4%포인트) 업종도 증가세를 보였다.
중소기업의 산업별 연체율 현황에도 최근 산업간 명암이 나타났다.
신한은행의 3.4분기 기준 산업별 연체율에 따르면 영세 자영업자들이 다수 분포하는 목욕탕업이 6.5%로 연체율이 가장 높았다.
이밖에 기타 오락.문화 및 운동관련 산업(2.5%), 음식점업(2.0%)도 연체율이 높은 편에 속했다.
조흥은행의 산업별 연체율에서도 목욕탕업이 17.5%로 가장 높았다.
숙박업(5.9%),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4.1%)도 은행 빚을 제대로 갚지 못하는 업종으로 분류됐다.
우리은행의 3.4분기 기준 연체율 현황에서도 오락.문화 업종, 부동산 임대업종등 영세 자영업자가 많이 분포한 업종의 연체율이 높은 편에 속했다.
LG경제연구원 오문석 상무는 "대기업 및 중공업 영역은 산업별 구조조정 과정이거의 마무리됐지만 섬유, 신발 등 경공업과 도.소매, 음식, 숙박 등 내수업종은 구조조정 과정이 현재도 진행중이다"며 "경기가 회복돼도 구조조정 대상 산업까지 좋아지는 데엔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