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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산가족형
최대한 막히지 않는 시간에 아내·아이 먼저 고향집 보내
● 열차 갈아타기형
입석·도보 환승 등 불편함 감수… 극심한 정체구간 피해 고향으로
● IT 의존형
스마트폰 '교통정보' 안내 따라 우회도로 이용해 이동시간 단축
서울에 사는 40대 직장인 강신일 차장은 추석을 이틀 앞둔 25일 새벽에 때아닌 이산가족이 됐다.
오전5시, 처와 잠투정을 하는 세 살 난 아들과 아침 댓바람부터 눈물의 '이별'을 했다. 자동차를 몰고 전남 목포에 있는 고향집까지 가려면 어린 아들이 10시간 넘게 좁은 차 안에 있어야 해 친척이 운전하는 차량에 맡겨 먼저 고향집으로 보낸 것이다. 강 차장은 "도로가 막히더라도 웬만하면 가족과 함께 가는 게 좋지만 이번엔 많이 막힐 것 같다는 뉴스에 할 수 없이 아내와 자식을 먼저 내려보냈다"고 말했다.
추석을 앞두고 3,200만명의 이동이 본격화했다. 여느 명절에도 고속도로는 늘 막히기 마련이다. 하지만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이번에는 추석 전 휴일이 단 하루뿐이고 이동차량도 지난해보다 7.6% 늘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추석 당일에는 사상 최대인 536만대의 차량이 움직일 것으로 보여 도로 정체가 극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이를 뚫기 위한 직장인들의 '궁즉통(窮卽通·궁하면통한다)' 전략도 다양하다.
◇"아내와 자식들 먼저"…이산가족형=어린 자녀를 둔 직장인들의 경우 최대한 막히지 않는 시간에 아내와 아이를 먼저 고향집에 보내는 '이산가족형'이 크게 늘었다.
30대 후반의 직장인 김신호씨는 이날 아침 부인과 두 살 난 아이를 김포발 부산행 비행기에 먼저 태워 보낸 후 회사로 출근했다. 김씨는 오후에 자동차를 끌고 고향에 갈 계획이다.
김씨는 "자동차로 가면 부산까지 적어도 8시간 정도 걸릴 텐데 어린애가 걱정이 돼 하는 수 없이 이 같은 선택을 했다"며 "귀경길에도 차가 많이 막힌다면 또다시 이산가족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이번 추석에 홀로 장거리 운전에 대비해 차량 잭에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차량용 허리안마기까지 준비했다.
△"최대한 철도로"…열차 갈아타기형=30대 후반의 미혼 직장인 하지수씨는 올해 추석에는 최대한 열차에 의존해 경남 진주의 고향집을 찾기로 했다.
서울에 사는 하씨는 일단 용산역에서 천안역까지 가는 서울지하철 1호선 급행을 탄다. 소요시간 90분. 운이 좋으면 앉아서 가는 호사를 누릴 수도 있다.
이후 다시 천안역에서 신탄진까지 입석 열차를 타고 40분간 이동한다. 서울에서 신탄진까지 소요시간은 130분이다.
같은 시간에 자동차로 서울에서 신탄진까지 갈 경우 4시간 가까이 걸릴 텐데 2시간가량 줄일 수 있는 셈이다. 하씨는 이후 신탄진에 살고 있는 동생 부부의 차를 타고 고향인 진주까지 이동할 계획이다.
하씨는 "당초 서울에서 진주까지 열차를 타고 가고 싶었는데 퇴근시간이 일정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최대한 시간을 아끼기 위해 열차를 갈아타는 전략을 선택했다"며 "열차를 갈아타야 해 불편하지만 꽉 막힌 도로를 조금이나마 피할 수 있는 만큼 다음에도 이 '나만의 루트'를 이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우회도로만이 살 길"…IT 의존형=정보기술(IT) 관련 회사에 다니는 20대 장지훈씨는 이번 추석에는 우회도로를 이용해 전남 담양에 있는 고향집까지 가기로 마음먹었다.
며칠 전 신문을 통해 우회도로를 이용하면 적어도 1시간가량 아낄 수 있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장씨는 우선 스마트폰에 우회도로까지 친절하게 알려주는 '통합교통정보' 애플리케이션을 깔았다. 장씨는 내비게이션 안내에 따라 서해안고속도로 매송~서평택 구간 대신 안산 양촌IC에서 빠져 국도 39호선에 진입, 화성 율암교차로에서 국도 82호선, 77호선을 이용했다.
장씨는 "차안의 라디오에서는 서해안고속도로 정체가 극심하다는 얘기가 계속 흘러나왔지만 그래도 우회도로 때문에 1시간가량 줄일 수 있었다는 생각에 조금은 흐뭇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