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의선 서강역 주변 개발 주민들 강력 반대로 난항

철도공단, 유휴 용지에 도시형생활주택 추진
주민들 "집값 하락 우려" 지자체에 탄원서 제출


서울 경의선 철도시설 개발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보금자리주택에 이어 도심 역주변 개발사업도 집값 하락을 우려하는 주민들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히게 된 것이다. 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시 마포구 신수동에 위치한 경의선 서강역 역사 인근 4,000여명의 주민들은 최근 구청과 시청 등 지방자치단체에 경의선 서강역 개발사업에 반대하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했다. 현재 서강역 예정지 부근 삼익아파트에는 소형주택 단지 개발에 반대하는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삼익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소장은 "원안에는 철도선로가 지하로 내려가면서 생긴 유휴용지에 공원만 조성한다고 나왔었는데 지난 8월 말쯤 갑자기 도시형생활주택 419가구가 들어오는 내용으로 계획안이 바뀌었다"며 "임대주택이 들어오게 되면 공원면적이 줄어들어 쾌적성이 떨어지고 집값도 하락할 우려가 있어 탄원서를 제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인근 S중개업소의 한 관계자는 "주택 매매가가 하락한다기보다는 주변에서 월세를 주는 임대인들이 본인 소유주택의 임대료가 떨어질 것을 우려해 반대하는 것 같다"며 "또 공원면적이 줄어들어 녹지율이 낮아질 것에 대한 우려도 작용한다"고 말했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8월31일 경의선 서강역의 역세권 개발 사업자로 부동산개발회사 ㈜신영을 선정해 전철역 위 2만2,710㎡규모 용지를 복합주거단지로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복합주거단지 계획안에는 유휴용지에 지상 7~15층짜리 4개동 규모의 도시형생활주택 419가구(전용면적 24㎡, 33㎡)와 총 면적 4,700㎡의 헬스케어센터를 짓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 철도시설공단과 신영은 올해 안에 공동 출자한 특수목적회사(SPC)를 만들어 오는 2015년 3월까지 주거단지를 완공해 30년간 임대에 들어갈 계획이다. 박용문 한국철도시설공단 시설운영본부 부장은 주민들의 이 같은 반발에 대해 "유휴용지 일부에 소형임대주택이 들어오는 것일 뿐이지 공원면적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다"라며 "공단도 수익을 창출해야 하기 때문에 임대주택 사업시행자에게 부지사용료를 받는 수익사업을 진행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부장은 이어 "현재 1~2인 가구의 주택수요가 늘어나는 추세기 때문에 주변 대학교 학생들에게 싼값에 임대주택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자전거 도로 등 편의시설도 더욱 늘릴 예정이라 학생들과 인근 주민 모두에게 좋은 방안"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의 함영진 실장은 "서울 도심이 더욱 과밀화되고 장기전세주택(시프트)이나 재개발 임대주택 등 저가 소형임대주택에 대한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며 "비단 강남이나 보금자리지구 인근 지역뿐만 아니라 이와 같은 사업이 진행되는 서울 전역에서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힐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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