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의 증권거래소들이 의욕적으로 추진해오던 글로벌 합병작업이 잇따라 무산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는 이날 토론토 증권거래소(TMX)를 소유한 TMX그룹이 주주 모임을 갖고 영국 런던 증권거래소(LSE)의 LSE가 제안한 ‘대등한 합병’을 두고 투표를 가졌으나 주주들의 승인을 받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투표 결과를 전해 들은 LSE의 사비에르 롤레 회장은 “대단히 실망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또 “TMX그룹을 인수하는 것은 LSE에게 흥분되는 기회였다”며 “우리는 또 다른 중요한 성장 기회를 계속 찾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번 합병 실패에는 외국자본에 자국 거래소가 넘어가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주주들의 반대가 결정적인 이유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지난 4월 통합을 눈앞에 뒀던 싱가포르거래소(SGX)와 호주증권거래소(ASX) 간의 합병은 호주 국민과 정치권의 반발로 실패했으며 독일 도이체뵈르세가 합병을 추진하던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유로넥스트는 최근 미국의 나스닥이 뛰어들어 각축을 벌이고 있는 상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대형 거래소 간의 합병 실패에 대해 각국의 민족주의적 성향이 큰 장벽으로작용하며 막판 협상이 틀어지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편 LSE와 TMX는 지난 2월 처음으로 합병안을 발표하고 협상을 시작했다. 이후 캐나다 금융기관들이 참여한 메이플 그룹 컨소시엄도 TMX 인수 의사를 밝혀 경쟁을 벌여왔으며, 이들의 경쟁으로 애초 LSE가 주당 44.95캐나다달러에 사들이기로 했던 주식가격은 최근 50캐나다달러까지 치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