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강 감동 주말까지 이어져

"대~한민국"으로 인사·"밤새 TV보느라…"지각사태 속출"우리나라의 16강 진출, 가슴이 터질 듯한 황홀한 기쁨 평생 잊지 못할 겁니다." 지난 14일 밤 태극전사들이 유럽의 강호 포르투갈을 꺾고 4,700만 국민과 한국 축구의 숙원이던 '월드컵 첫 16강 진출' 신화를 일궈내자 전국 방방곡곡이 온통 환희와 감동으로 가득 찼고, 하루가 지난 15일에도 이 같은 흥분과 기쁨은 가라앉지 않았다. 시민들은 저마다 거리에서, 집에서, 술집 등에서 '필승 코리아'를 목청껏 외치며 열렬히 응원했던 전날 밤 '90분간의 극적인 드라마'를 되새기면서 이야기 꽃을 피우는 등 '16강 감동'을 이어갔다. 시민들은 "전국민이 축구로 하나된 모습에 가슴 뭉클했다"면서 "지금까지 보여준 한국 선수들의 불굴의 의지와 전국민의 뜨거운 응원 열기라면 이젠 8강도 문제없다"고 입을 모았다. ◇직장인들 16강 얘기꽃 16강 감동에 젖은 직장인들도 15일 아침 저마다 '대∼한민국'이란 구호로 인사를 건네며 출근한 뒤 하루종일 한국팀의 16강 진출을 화제로 얘기꽃을 피웠다. 직장인들은 삼삼오오 모여 '8강도 가능하다'는 등 공감대를 형성했고, 부서 내 TV를 켜놓고 다시 한번 역사적 드라마를 보거나 신문을 들쳐보며 한국팀 승리의 감격을 되새겼다. 회사원 김현우(26ㆍ여)씨는 "TV 생중계를 보고 나서도 계속 골 장면 등을 반복해서 보느라 새벽께야 잠자리에 들었다"면서 "모두들 이젠 8강도 문제없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러나 밤 늦게 TV를 보거나 밤새 길거리 응원에 참가했던 회사원들의 지각사태가 속출했고, 일부 회사원은 이날 하루 근무중 짬짬이 선잠을 자는 등 전날 밤 열띤 응원으로 피곤해 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학교도 축제분위기 구로구 유한공고 등 일부 학교에선 학생들이 온통 붉은 티셔츠를 입고 등교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축구공을 들고 오는 학생들도 많았고, 초등학교 운동장에는 삼삼오오 축구공을 차는 어린이들도 유난히 많았다. 동성고 오세정(50) 교사는 "학생ㆍ교사 할 것 없이 축구로 한국민이 하나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세화고 최성수(45) 교사는 "수업 중에도 축구 이야기였지만 수업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밝고 좋았다"면서 "16강에 갔으니 8강도 가능하고 이제 마음 졸이지 않고 남은 경기를 편하게 응원하겠다는 학생ㆍ교사 축구팬들이 많았다"고 환하게 웃었다. 등교하면서부터 수업 전후, 점심시간 등 휴식시간에는 일부 열성 축구팬 학생들이 '대∼한민국' 등을 외치며 태극기를 들고 교실과 복도를 오가는 등 전날의 축제 분위기를 다시 연출했다. ◇응원하다 손목ㆍ어깨 빠지기도 포르투갈전 승리로 월드컵 16강 진출이 확정된 14일 밤 대형 전광판이 설치된 서울시청 앞, 광화문 등지에서는 열광적인 응원을 보내며 박수를 치고 태극기를 힘차게 흔들다 20대 여성을 중심으로 10여명이 어깨ㆍ손목이 빠져 병원으로 후송됐다. 경기 도중 광화문에서는 60세 가량의 남자가 고혈압 증세를 보여 현장의 응급의료센터에서 산소를 공급 받는 등 응급조치를 받았고, 응원에 열중한 나머지 동반한 어린이를 잃어버리는 일도 발생했다. 서울시 소방방재본부 관계자는 "14일 밤 서울지역 14곳에서 병원이송 11건, 응급조치 67건, 미아보호 4건, 안전조치 3건 등 모두 85건의 구급ㆍ안전활동이 이뤄졌다"며 "인파에 파묻혀 부모를 잃어버린 4명의 어린이도 보호하다 인계했다"고 말했다.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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