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 아파트시장 화두는 '가격'
'분양가를 낮춰라'
분양가가 올 봄 아파트 분양시장의 화두로 떠올랐다. 본격적인 분양시즌을 앞두고 아파트공급을 한창 준비중인 주택업체들이 가격 낮추기에 부심하고 있는 것.
경기정점에서 맞았던 지난해 봄 분양시즌이 화려한 내부 마감과 평면경쟁의 장이었다면 경기침체기에 맞는 올 봄 분양시장은 중저가 실속형 아파트 경쟁의 장이 될 전망이다. 봄 분양을 준비중인 각 주택업체의 분양팀들은 가격 인하 또는 최소한 가격상승을 막기위해 아이디어를 짜내느라 고심하고 있다.
서울 2차동시분양을 통해 신도림역 인근에 299가구를 분양할 LG건설은 이 아파트 평당가격을 500만원선으로 책정했다. 지난해 인근에서 분양된 다른 아파트의 평당가격이 570만원선이었던데 비해 14%정도 낮은 수준이다.
LG건설관계자는 "수요자의 부담을 줄이기위해 시행사와 시공사의 마진부분을 대폭축소했다"며 "종전같으면 분양가 산정과정에서 마진율을 10%선으로 계산지만 이번엔 5%를 기준으로 책정했다"고 밝혔다.
업체들이 취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은 고가이면서 실생활에는 별로 사용되지 않는 마감재를 빼는 것. 대표적인 것이 중앙집진식 청소장치. 이 설비를 설치하려면 배관까지 필요해 1,000가구 기준으로 약 10억원의 공사비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같이 고가의 설비이면서도 정작 실생활에서 이를 이용하는 경우는 드물다. 중앙집진식 청소설비만 빼도 가구당 100만원꼴로 분양가를 낮출 수 있다는 계산이다.
현대산업개발 분양팀 박상원차장은 "그동안 업체들간의 마감재 경쟁으로 별 필요도 없는 마감재들이 많이 포함됐었다"며 "올해는 이러한 실용성이 떨어지는 부분들을 줄이고 수요자들에게 가격으로 보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요자들이 취향이나 형편에 따라 마감재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마이너스 옵션제등도 도입하는 업체들도 올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이러한 업체들의 분양가 인하 노력도 한계가 있다는데 업체들의 고민이 있다. 무작정 마진을 낮출 수도 없고 마감재를 빼다보면 수요자들에게 값싼 아파트로 취급받아 그동안 애써 가꿔놓은 브랜드 이미지를 깎아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학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