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하반기 투자 망설인다

서울경제신문·현대경제硏 공동조사
10곳 중 7곳 "상반기보다 늘리지 않을 것"
불확실성 커지고 '대기업 때리기' 영향인 듯


국내 주요 제조기업 10곳 가운데 7곳이 하반기 투자규모를 상반기보다 늘리지 않겠다고 답했다. 반면 투자규모를 상향 조정하겠다는 기업은 3곳에 불과해 기업들의 공격적 투자의지가 한풀 꺾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경제 불확실성이 증폭되는데다 초과이익공유제, 대ㆍ중소 상생 등 정부와 정치권의 대기업 때리기가 기업투자를 위축시키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0일 서울경제신문이 현대경제연구원과 공동으로 삼성전자ㆍ현대차ㆍLG전자 등 국내 주요 제조기업 60곳의 최고경영자(CEO)와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하반기 기업경영 전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조사 때보다 투자와 매출을 늘리겠다는 기업 수가 크게 감소했다. 서울경제신문과 현대연은 연말에는 새해 기업경영 전망, 6월에는 하반기 경영전망 등 1년에 2회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보면 하반기 투자규모를 상반기보다 늘리지 않겠다는 비중이 72.9%에 달했다. 이중 상반기 수준 유지가 69.5%, 10% 미만 축소가 3.4% 등이었다. 하반기 매출목표 역시 47.7%가 상반기 수준을 유지하거나 축소하겠다고 답했다. 매출목표를 늘려잡았다는 응답도 52.6%를 기록했지만 상향과 보합ㆍ하향 비중이 거의 차이 나지 않았다. 이는 지난해 말 조사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으로 지난해 말 조사에서는 매출규모를 늘리겠다는 응답이 무려 80.0%였다. 또 전체 기업의 56.0%가 투자를 상향 조정하겠다고 답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기업들의 투자추세를 보여주는 '투자추세지수'도 내려갔다. 투자추세지수(200점 만점)는 2010년 하반기 조사에서 110.0을 보였다가 지난해 말 조사에서 139.8로 올랐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104.2로 하향 곡선을 그렸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업들이 투자를 적극적으로 하겠다는 의지는 크게 변함이 없지만 실제 집행과 계획 과정에서 망설여지는 모습이 최근 들어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투자를 위축되게 하는 주요인은 대기업 때리기 등 일련의 현상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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