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 이종 융합하니 뜨네

비+태진아 '비진아', 크레용팝+김장훈 '크레훈팝', 유세윤+이정 '유정란'
전혀 다른 장르간 협업으로 또 다른 매력 만들어내 인기
톡톡 튀는 이름도 한몫 더해
아이유+신봉선 '분홍신봉선' 온라인게임 홍보영상도 화제

'비진아'

'크레훈팝'

'유정란'

경쾌한 라틴팝 '라 송(La song)'에 트로트 곡 '동반자'의 리듬이 교묘히 얹어진다. '라~랄랄랄라'로 시작되는 '라 송'과 '동반자'의 박자 전개는 마치 본래 한 곡이었던 것 마냥 딱 들어맞는다. 한 네티즌이 두 곡을 교묘하게 섞어 짜깁기해 만든 이 패러디 동영상은 '비진아'(가수 비+트로트 가수 태진아)라는 별칭을 달고 온라인에서 뜨겁게 회자 됐다.

지난달 24일, 가수 비는 온라인상의 열기를 그대로 옮겨와 가요계 대선배 태진아와 함께 지상파 음악방송에서 공식적인 오프라인 합동 무대를 펼쳤다. 군 제대 후 모처럼 내놓은 앨범임에도 다소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받았던 비의 신곡은 '비진아' 덕분에 음반·음원차트 상위권에 오르며 날개를 달게 됐다.

'비진아'처럼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어색한 조합, 이종(異種) 장르 간 협업이 최근 가요계에 쏟아지며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크레훈팝' '유정란' '투송플레이스' '분홍신봉선' 등 개성 있는 작명(作名)도 화제를 몰고 오는 데 힘을 보태기도 한다.

지난 5일 발표된 소방관을 주제로 한 곡 '히어로(Hero)'는 평소 '기부 천사' '독도 지킴이'로 불리며 수많은 공익 활동을 펼쳐온 가수 김장훈과 지난해 '직렬 5기통 춤'으로 신드롬을 일으켰던 걸 그룹 크레용팝의 조합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이들은 앞으로 '크레훈팝'이라는 프로젝트 그룹으로 콘서트와 각종 방송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수익 전액은 순직 소방관 유가족과 자녀들에게 장학금 또는 성금의 형태로 전달하는 등 소방관의 근로환경 개선을 위해 두루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가수 1인의 힘보다 이 같은 '색다른 만남'이 제대로 된 홍보 효과를 가져와 좋은 취지의 활동에 보다 힘을 실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형돈이와 대준이'(개그맨 정형돈+래퍼 데프콘(본명 김대준))등 이미 여러 차례 시도돼 그 파급력을 증명했던 개그맨과 가수의 만남도 잦아졌다.

'유정란'은 개그맨 유세윤과 가수 이정이 만든 프로젝트 그룹이다. 이들은 지난달 28일, 헤어진 연인을 잊지 못해 주위를 맴도는 '찌질한' 남자의 모습을 담은 노래 '별이삼샵(*23#·발신번호표시 제한)'을 발표했다. 유세윤의 무심한 듯 내뱉는 특유의 랩과 이정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어우러져 색다른 매력을 선보였다는 평가다.

한 프랜차이즈 커피 브랜드 이름을 연상케 하는 프로젝트 그룹 '투송플레이스'는 개그우먼 송은이와 아이돌그룹 FT아일랜드의 멤버 송승현이 협업한 사례다.

데뷔 때부터 묘하게 닮은 부분이 있어 심심찮게 '닮은꼴'로 회자 됐던 개그우먼 신봉선과 가수 아이유는 최근 넥슨이 서비스하는 인기 온라인 액션게임 '던전앤파이터'의 홍보모델로 동반 발탁됐다. 던전앤파이터의 홍보영상은 '분홍신봉선'(아이유의 노래 '분홍신'+신봉선)이란 별칭까지 만들어내며 화제를 몰고 왔고, 덕분에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며 게임 인지도 상승에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중은 '의외성'에 열광하기 마련"이라며 "서로 다른 매력을 지닌 이들의 색다른 조합과 협업을 이끌어내기 위해 기획자들의 고민도 한층 더 치열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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