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기업의 유상증자가 봇물을 이루면서 증자물량 주의보가 내려졌다. 특히 주가가 발행가격을 크게 웃돌고 있는 종목은 매매개시 후 매물이 쏟아질 가능성이 높아 추격매수에 신중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8일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3ㆍ4분기 유상증자 규모는 97건에 4,188억원으로 2ㆍ4분기의 2,736억원에 비해 53%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사채발행은 지난해에 비해 85%나 감소한 1,470억원에 그쳐, 3년 만에 처음으로 유상증자 발행규모보다 적었다.
그러나 저가주들의 자금조달이 대부분을 차지하면서 증자물량이 큰 폭으로 증가해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상증자 신주물량은 지난 5월 5,000만주에서 6월에는 1억주를 넘은 데 이어 7월에는 1억7,000만주를 초과하는 등 매달 1억주를 넘고 있다. 이 달 들어서도 10일까지 총 5,583만주의 신주가 변경등록되는 등 증자물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유상증자 물량이 등록과 동시에 곧바로 매물로 쏟아지는 경우가 많고, 유상증자 발행가격이 주가보다 크게 낮은 종목은 매물 가능성이 더 높다며 투자유의를 당부하고 있다.
엔써는 오는 10일 3자배정 유상증자 물량 176만주 변경등록을 앞두고 발행가(540원)보다 80% 가량 높은 970원까지 주가가 올랐지만 이익실현 매물을 주의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씨모스도 주가가 발행가격보다 35% 가량 높은 715원으로 오는 10일 650만주가 등록된 후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물량 출회를 앞두고 주가가 미리 하락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10일 360만주가 변경 등록되는 아이엠아이티는 지난달 중순 800원을 넘었던 주가가 최근 하락하면서 발행가(550원) 근처인 590원까지 하락했다.
9일 150만주가 등록되는 키이도 보름 전 4,000원까지 급등했지만 이후 하락하면서 2,900원으로 낮아졌다. 그러나 주가 하락에도 발행가인 1,750원보다 65%나 높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유상증자를 받은 투자자들이 주식을 빌려 미리 매도한 후 나중에 신주로 되갚는 경우도 많아 주가가 미리 하락할 수도 있다”며 “유상증자 물량 출회를 앞두고 급등락하는 경우가 많아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저가주는 변동성이 크고, 유상증자 물량이 출회와 동시에 쏟아지는 경우가 많아 추격매수는 신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승호기자 derrida@sed.co.kr>